이름은 화려한
크리스마스로즈, 헬레보루스.
그러나 겨울꽃.
크리스마스트리가 아니네.
아주 눈부신 꽃도 아니네.

기나긴 날
아기예수에 처럼
아름다운 꽃
선한 꽃
진리, 정의, 평화의 빛
피우느라 애써왔으나

계절은 겨울
봄꽃처럼 찾는 이 없네.
찬란한 꽃 지고
가을의 수려한 단풍들도
떨어져 버린 후
겨울에 핀 꽃이라 한들
하물며 아프거나 시들하다면
크리스마스로즈라 한들
찾아주는 이 드무네.

그냥 겨울이면
하냥 여느 식물이면
동료의식이라도 동행할 텐데
헬레보루스는
외로이 꽃 피우고
화사하지 않은
제 모습 훤히 드러내니
더욱 쓸쓸하구나.
어떤 기운 시선으로부터는
한결 괄시 받는구나.

겨울은 견뎌내는 것
세상이 그러하듯이.
반짝이지 않아도
소담한 꽃 피워
더 아픈 이들에게 보내고
찾는 이 알아주는 이 없어도
의연히 피어 있으리.
 

(2018.12.23)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정영훈 주주통신원  jyhkj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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