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조 국경, 자그마한 야산의
이름 없는 돌 바위 앉아
나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
꿈속에도 그리던 고향 들판을
저 멀리 바라본다.

 

곧게  쭉쭉 뻗어간 방풍림과
반듯하게 정리된 감자밭, 밀 보리밭들
손 내밀어 잡으면 금세 손에 잡힐 듯한
고향의 흙과 돌과 나무들

 

은은하게 불어오는 바람결에조차
솨솨 소리내어 화답하던
누렇게 익은 밀 보리들의 향연
하얗게 피어 있던 감자꽃 향기

 

금세 돌아갈 것만 같아
쉽게 넘었던 눈물의 두만강
그리고 1 개월만 견디면
다시 밟으리라 생각했던 고향땅을
18 년이 지난 오늘도 돌아가지 못하고
저 멀리 바라보며 그리움의
눈물만 남기는 내 마음이여.......

 

도망간다 하여 도만강이라
불리우는 옛말의 저주때문인가
아니면 역마살 끼운
내 인생의 저주때문인가
나는 아직도 너를 밟지 못하고
너를 바라만 보고 있구나.

 

내 다시 너를 밟을 그날
눈물을 흘리며 바라보기만 했던
두만강가를 기쁨의 웃음 속에 거닐
그날이 과연 올까?
온다면 과연 언제일까?

 

나는 오늘도 기약없는
그날을 기다리며
저 멀리 고향을 바라보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cherljuk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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