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을 마친 청년 노동자에게 바치는 시
쇠파이프도 엿가락처럼
휘어진다는 악마의 벨트!
등짝이 까맣게 타버린 채
탄가루 뒤집어쓰고 죽은 용균아!
악마의 벨트에 빨려 들어간 몸.
머리와 몸통이 두 동강 난
처참한 순간!
어둠 속엔 도와줄 이
아무도 없었구나!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 속에서 죽어갔을 용균아!
쿨럭쿨럭 쏟아진 붉은 피
탄가루에 뒤섞여 까맣게 흔적도 없이
외롭게 죽어갔을 내 아들아!
서러운 내 새끼야!
탄가루 미친 듯이
흩날리는 어두컴컴한 작업장!
엄마는 굉음 속에서
짐승처럼 울부짖고 통곡했단다.
어두컴컴한 작업장
일을 시킨 자가 누구냐?
이 지옥 같은 공간으로 너를
밀어 넣은 자가 누구더냐?
사람이 우선인 사회라는데 너를
죽음으로 몰고 간 자가 대체 누구란 말이냐?
열심히 일하라고 격려한
엄마가 죄인이 되는 나라!
성실함이 죄가 되고
끝내 죽음이 되는 나라!
머리를 들이 밀고
일하지 말라고 했어야 했는데
땅을 치고 가슴을 쳐도
자꾸만 미칠 것만 같구나!
묵묵히 성실한 너를
죽음으로 몰고 간 세상!
악마의 벨트처럼 영혼을
빨아들이는 흡혈귀 같은 세상!
위선과 뻔뻔함만 남은
껍데기 같은 이 거만한 세상!
다시는 다시는
이 더러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아라
다시는 다시는
이 나라에 태어나지 말아라
스물네 살 꽃 같은 내 아들아!
여리고 착하디착한 내 아들아!
가슴이 아프도록
보고 싶은 내 새끼야!
지상을 떠나 어서 하늘로
네 곁으로 돌아가고 싶구나!
네가 못다 이룬 꿈!
엄마가 꼭 이루련다!
부디 일 끝내고
하늘에서 만나거든
너를 안아주마! 너를 꼭 껴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마!
오늘도 보고 싶은 내 새끼야!
사랑하는 내 아들아!
빛으로 되살아나는 세상!
엄마가 만들 거야!
하늘에서 별이 되어
엄마를 지켜봐주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하는 내 아들아!
우리의 용균아!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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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집권 초기 광주 열사의 딸을 안아주던 공감이 사라졌나요?
민주주의 참 힘드네요
민주독재를 해서라도 적폐를 소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