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권 대표가 통큰 결단으로 해결헤야

▲ 영상을 통하여 집회 참가자들에게 투쟁사를 하고 있는 박준호 파인텍 노조 전 사무장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서 고공농성 중안 파인텍 노조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2년을 넘기는데도 아직도 해결 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당시 48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당시 많은 노동단체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영등포를 거쳐 목동까지 걸으면서 거리행진을 하고 목동에 있는 기독교 방송 옆에 있는 스타플렉스 앞에서 항의 집회를 했다. 그러고 나서 목동 열병합발전소 앞으로 이동을 해서 파인텍 노조의 요구인 고용승계가 이루어지고, 굴뚝 위의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산업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촉구했던 기억이 새롭다.

▲ 12월 31일로 21일째 단식 농성 중인 차광호 파인텍 노조 지회장
▲ 차광호 지회장과 함께 동조 단식을 벌이고 있는 송경동 시인. 박승렬 목사, 나승구 신부, 박래군 인권재단 소장 등이 함께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 후 딱 1년이 지났는 데에도 하나도 달라진 것은 없고 오히려 이 문제 해결을 위하여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 차광호 지회장이 31일자로 22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장기간 노사분규를 겪던 한국합섬은 2007년 5월 파산했고 2010년 7월 새 인수자를 찾게 됐다. 그 결과 '스타플렉스'가 한국합섬을 인수한 뒤 '스타케미칼'이라는 신설법인을 만들어 이듬해 공장이 재가동됐다. 하지만 스타케미칼은 2013년 1월 경영난을 이유로 공장 가동을 멈췄다. 이에 일부 노조원은 회사가 이익을 챙기고 빠지는 식으로 '먹튀'를 한 것 아니냐고 의심을 하면서 차지회장은 2014년 5월 27일 새벽 공장 가동을 요구하며 스타케미칼 공장 45m 높이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굴뚝 농성이 시작된 지 408일이 흐른 2015년 7월 8일 사용자 측과 노조는 고용보장,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과 관련한 합의를 이루고 차 지회장은 농성을 풀었다. 당시 합의서에는 회사는 별도 법인을 설립해 노조원의 고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신설법인은 노조를 인정하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며 단체협약은 2016년 1월 내 단체교섭을 진행해 체결을 완료하기로 했다. 그러나 1월 중으로 체결하기로 한 단체협약은 체결되지 않았고, 그 해 10월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차광호 지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목동 열병합 발전소 75m 굴뚝 위에서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의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농성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 12월 29일 목동 열병합 발전소 앞에서 고공농성 중인 홍기탁, 박준호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집회가 열렸다.

지난 12월 29일 이에 항의하기 위해 굴뚝 고공농성 413일차를 맞이하여 400여 명의 노동자들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다시 그 굴뚝 앞에 모여 '굴뚝으로 가는 희망버스' 집회를 열고, 두 노동자들이 땅으로 내려올 수 있도록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는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하였다.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나 박래군 인권재단 소장 등은 "노사문제 이전에 인권의 문제"라고 하면서 굴뚝 위의 동지들이 내려오는 그날까지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굴뚝 위에서 413일째 농성을 하면서 노동자들의 건강이 많이 악화되었다. 사람을 살려야 한다. 그들이 굴뚝에서 내려올 수 있도록 김세권 대표는 단체협약을 이행하라"고 외쳤다.

김 위원장은 "양력으로는 올해 안에 싸움을 끝내지 못하겠지만, 음력으로는 아직도 시간이 많이 남았다. 음력으로 올해가 끝날 때까지 당당하게 싸워서 동지들이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도 했다.

이날 집회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도 이날 연대발언에 나섰다.

"회사가 비정규직을 마구 유린하고 학대해도 아무 대응 못하고 당해야 한다. 돈 있는 사람만 살 수 있고, 없는 사람은 사람 취급도 못 받는다. 우리 모두가 함께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절대 바뀌지 않는다 우리가 힘을 모아 크게 한 목소리 내어야 바꿀 수 있다."

▲ 목동 열병합 발전소 5개의 굴뚝 중 하나인 75m 굴뚝 위에서 415일째 고공농성 중인 파인텍 노조 전 지회장 홍기탁씨와 박준호 사무장

굴뚝 위의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영상 통화로 스크린에 모습을 나타내어 집회 참석자들을 향해 외쳤다.

박 사무장은 "차광호 동지가 오늘 20일째 단식 중이고,  다른 동지들 또한 단식에 나서서 많은 시간이 흐르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해주시는 동지들,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해 한달음에 달려오신 동지들을 믿고 최선을 다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홍기탁 전 지회장도 "마지막까지, 끝까지 하는 것이 이 싸움의 승리다. '청춘을 다 바쳤다. 민주노조 사수하자'"고 구호를 외쳐 집회 참석자들을 숙연하게 했다.

▲ 집회 참가자들이 '홍기탁, 박준호 힘내'라는 글자를 들고 퍼포먼스를 통하여 고공 농성 중인 노동자의 사기를 돋구고 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해서 눈물을 흘리며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의 영상 연설을 들은 한국작가회의 소속의 전비담 시인은 말했다.

"저분들도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내도 있고 자식들도 있을 텐데, 저분들의 가족들은 얼마라 속이 타 들어가겠는가? 이 추운 겨울 저 높은 허공에서 지상과 일체가 되어 팔뚝질을 해야만 하는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파 눈물이 앞을 가린다."

"스타플렉스라는 회사도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만 결국은 사용자인 자본이 나서야 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굴뚝 위에서 자신의 몸을 망가뜨리며 하루하루 힘들게 싸우고 있는 저 노동자들만큼이야 힘들겠는가? 사용자인 김세권 대표가 아무리 어렵더라도 자기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나선다면 못할 일이 없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김세권 대표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나서라. 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데 정부가 별 대책을 못 내놓는다는 것은 촛불혁명에 의하여 탄생한 정부가 맞는가? 저 노동자들이 기네스북을 오를 정도로 저렇게 고공투쟁을 2년 이상 하도록 놔두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야만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노사문제 이전에 인권의 문제로 접근하여 저분들이 하루속히 내려올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노사문제는 끊임없이 반복될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노사문제를 좀 더 노동자의 시각에서 접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김광철 주주통신원  kkc0828@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