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베를 아시나요?

---북치는 남자, 나모리 이영용 이미진 주주통신원l승인2019.01.08l수정2019.01.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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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4일 금요일 밤, 나는 북치는 사람들을 만나러 갔다.

▲ 연령을 초월한 젬베 공부

‘젬베’ 절구 모형의 아프리카 북, 내가 아는 지식은 딱 거기까지였다. 실제로 젬베를 본 것도 처음이다.

북은 들판에서 마구 자라던 바람을 가둔 악기다. 바람, 즉 공기는 곧 대기다. 무형의 대기란 실체가 없지만 모든 소리를 지문처럼 간직하고 있다. 빗소리와 바람소리, 번개와 천둥소리, 모든 동식물의 살아있는 소리 일부를 툭 잘라서 밀봉해 놓은 것이 북이다.

▲ 엄마와 아들의 흥겨운 모습
▲ 또래끼리 북치는 추억
▲ 언젠가 이 날을 기억하리라. 누가 봐도 한 가족

우주의 소리로 꽉 찬 공간을 두드려서 소통하는 행위가 북치는 일이다. 밀폐되었던 바람은 인간의 손을 통해 소리언어라는 새로운 탄생을 한다. 모든 악기가 내는 소리는 인류 모두의 공용어다. 번역이나 통역 없이 누구에게나 스며드는 음악은 소통 중에 가장 우선한다.

▲ 이론과 실습
▲ 타악기는 대하기가 참 편하다
▲ 반짝반짝 제대로 배워보리라

취재를 갔던 나는 어느 새 젬베 앞에 앉고 말았다.

---젬베는 속 빈 나무둥치로 만든 술잔 모양의 드럼이다. 위에는 염소가죽이 씌어져 있다. 가죽의 팽팽함은 가죽을 나무에 묶은 끈(rope)으로 조절한다. 또 가죽의 팽팽함은 음의 높낮이(pitch)를 조절한다. 일반적으로 솔리스트의 젬베는 반주하는 젬베보다 더 높은 음으로 조절한다. 젬베는 손으로 연주하며, 손의 위치와 가죽을 치는 방식에 따라 다양한 음색(tonality)이 나온다. 그 범위는 넓어서 가운데를 치는 깊은 ‘베이스(bass)’에서부터 중간 음조인 ‘통(tone)’, 가장자리 근처를 치는 가벼운 금속성의 ‘슬랩(slap)’에 이른다. 모든 젬베 솔리스트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발전시키며, 기본적인 세 가지 음에 새로운 음을 덧붙이기 마련이다.(중략)

▲ 젬베와 두눈

두눈Dunun(베이스 드럼) : 두눈바Dununba, 상방Sanban, 켄케니Kenkeni

각각의 두눈은 원통 모양으로, 나무 둥치에서 잘라온 것이다. 양쪽 끝에 쇠가죽을 씌운다. 연주자는 한쪽 손에 쥔 나무 스틱으로 두눈을 친다. 동시에 금속 스틱을 쥔 다른 쪽 손으로 두눈에 달린 철로 된 벨을 친다. 두눈의 가죽은 두 가지 소리를 낸다. 열린 소리와 닫힌 소리. 닫힌 소리를 내기 위해 나무 스틱을 가죽에 밀어 내린다. 두눈에는 세 가지의 크기가 잇다. 가장 큰 것이 ‘두눈바’로 가장 깊은 소리를 낸다. 중간 것이 ‘상방’이고, 가장 작은 것이 켄케니이다.(중략)

▲ 아빠와 딸의 추억만들기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나모리 이영용(51)”은 음악교사를 위한 연수과정에서 처음 젬베를 만났다. 운명처럼 젬베에 끌린 그는 이후 스승을 찾아 헤맸다.

▲ 젬베의 세계적 스승, 마마디 케이타(이 책에서 기사 일부 발췌)

1992년 독일 아우구스부르크 워크숍에서 만난 “마마디 케이타”의 한국인 제자가 되어 오늘에 이르렀다. 그는 서아프리카 바라칸의 음악감독, 한국드림서클협회 회장을 역임.

▲ 땅을 일구는 신성한 노동요는 세계 어느나라에든 다 있다
▲ 소녀와 여성들을 위한 음악

기니 코나크리와 세계3대 젬베 폴라로 불리는 파무두 코나테, 마마디 케이타, 볼로가다 콘데의 워크숍에 참가했으며, 차세대 젬베 폴라인 모하메드 반구라, 바바라 반구라, 하루나 템베레, 세세 콜리 카마라의 워크숍 참석과 한국에서 이들의 워크숍을 주최했다.

▲ EBS 세계테마기행 콩고민주공화국 편

2012년 EBS ‘세계테마기행 콩고민주공화국’편에 출연했으며, 2013년엔 기니를 재방문해 아프리카를 두루 여행하며 젬베의 음악성을 다양하게 공부했다.

▲ EBS 세계테마기행 콩고민주공화국 편
▲ 모두 평화로운 나날이기를
▲ 세계는 하나, 우리는 지구별 가족
▲ 이 아이들은 자라서 한국을 기억하고 이영용을 기억할 것이다
▲ 피부색은 생명의 귀중함 앞에서 제 색을 잃는다
▲ 화산, 얼마나 오래 참았던 불일까?

나모리 이영웅은 EBS, KBS, MBC, YTN, Arirang TV 강연 및 출연도 했다.

Tam Tam Mandingue Asia Network 운영자, 네이버 카페 ‘젬베 젬베폴라 & 아프리칸 댄스’ 운영자다.

서울대, 중앙대, 명지대 등에서 젬베와 서아프리카 음악 강연을 했으며, 젬베 워크숍과 아프리칸 댄스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주최한다. 동시에 세계적 젬베교육기관 Tam Tam Mandingue 한국학교 개관을 준비 중에 있다.

 

경주에서 살고 있는 그를 찾은 것은 나에게 원시의 동굴 발견처럼 생경한 일이었다.

▲ 아프리카 여행 중 이영용 선생님

그가 아니었다면 아프리카의 아득한 원시적 악기로만 알았을 젬베다.

아프리카에는 말리(MALI)왕국의 전설적인 이야기가 내려온다고 한다. ‘만사무사’왕은 당시 세계 최고의 부자였으며, 전 세계에 소통되던 금의 50%를 소유했다. 아프리카 니제르 강은 황금의 강이었다. 말리에서 메카인 사우디아라비아까지 도보로 일 년이 소요되었는데 만사무사왕은 지나는 마을사람마다 황금을 뿌리며 하사했다고 한다. 지금도 대다수 다이아몬드의 원산지는 아프리카다. 강대국의 침략으로 자본은 종속되고, 아프리카인들은 노예화 되었다. 수 세기에 걸친 식민지로 막강한 자본은 대다수 제국으로 빠져나갔고,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처참한 대륙이 되고 만다.

▲ 음악과 무용, 예술적 신명이 살아있는 땅

현생 인류의 발견이 아프리카에서 비롯되었듯 ‘코라Kora(1200년∼1300년부터 내려온 악기)’는 하프와 클래식 기타를 합성한 음색과 모양이다.

아프리카 고대 악기 ‘응고니N'goni’는 유럽으로 건너가 현대의 기타로 만들어졌다.

▲ 마치 이웃사람처럼 친근한 고릴라

나는 멀리서 온 양가죽의 촉감을 느끼며 아프리카 어느 외딴 마을을 생각했다.

양가죽 속에 완벽한 공간으로 가득 찬 소리와 시간들을 떠올렸다. 내가 북을 두드리는 잠시나마 낯선 아프리카의 빗소리와 바람소리와 번개와 천둥소리와 모든 동식물들의 살아있는 소리들이 잠에서 깨는 건 아닐까, 손바닥이 뜨거웠다. 그러나 나모리 이영용처럼 선명하고 절도 있는 리듬이 아니라, 그저 둔탁한 소리만 퍽퍽거릴 뿐 아프리카의 풀이파리 소리 하나도 건드리지 못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과정을 거친 2년이 지나야 소리를 건진다고 했다.

참석자의 연령대는 아주 다양해서 좋았다. 세대의 경계를 넘어 함께 즐기는 공간은 이미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적인 소통이다. 단순하면서도 무척 어려운 박자와 음색은 여럿이 함께하여서 더욱 합일되는 공동체적인 순간을 연출했다.

날이 갈수록 개체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세상이다. 소수에서 다수로 나아가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암묵도 때론 중요하다. 그것이 선량한 사회를 향한 과정일 때 다수의 힘은 위대해진다.

젬베도 그런 것이 아닐까?

혼자보다 공동체적 행위인 젬베 폴라다.

뜨거운 태양의 아프리카, 식민지 슬픈 대륙의 한(恨)이 건조하게 부서지는 아프리카

하나의 북소리에서 열 개의 북소리가 되고, 다시 백 개의 북소리로 울릴 때, 선이 악을 제압하여 하늘의 이치에 닿겠다는 일념 같은 거 아닐까?

젬베 폴라는 원한(怨恨)말고, 가슴 속에 맺혔던 응어리를 풀어내는 해원(解寃)의 북소리가 아닐까?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이미진 주주통신원  lmijin04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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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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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호진 2019-01-09 10:06:05

    언젠가 젬베를 만나 잠간 소개한적이 있는데 근간 서울에서도 동리 행사에도 거리를 이동 하면서 슈개되고 있어요 이렇게 장문의 논문으로 완벽하게 소개된글은 처음이라 앞으로 이런류의 취재거리에 겁이 슬적들게 되어 당황하게 합니다. 글도 잘 쓰지만 내용을 읽고 고민을 하게 만드는 기술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미진샘의 글을 눈여겨 봐야 하겠다는 다짐을 합니다새로운 젬베를 위하여 감사합니다.신고 | 삭제

    • 시디키보! 2019-01-08 15:39:48

      lngoni-> N’Goni 가 맞는 철자에요:)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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