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2) : 미국의 도시개발정책

두 도시 이야기 : 뉴욕 vs 서울(3)

                                                                         이태리 이민자 후손이면서 뉴저지 출신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그의 히트곡 '뉴욕, 뉴욕, 뉴욕'에서, 뉴욕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노래했다.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여행객이 방문하고 가장 많은 수의 이민자가 도착한 도시이다. 치열한 생존 경쟁, 혁신적 아이디어와 최신 상품이 가장 먼저 출시되는 곳이 뉴욕이다. 따라서 놀라울 만한 뉴욕의 첨단성, 새로운 창의성과 서울의 혁신을 비교해보는 것은 흥미롭다.

 

~ 뉴욕 vs 서울

2018년 8월 뉴욕을 방문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보행자 교차로인 타임스퀘어 앞 횡단보도 자그마한 교통 섬에서 카우보이 모자와 긴 부츠를 신고, 미국 국기가 그려진 팬티를 제외하면 전신 누드인 채로 기타를 연주하는 남자 가수가 있었다. 지나가는 차에서도, 거리의 여행객들도 그 도발성에 손을 흔들며 환호를 보낸다. 바로 그 무명가수의 길거리 공연은 타임스퀘어의 아이콘으로 간주되어 전 세계인에게 뉴욕의 다양성과 자유로운 문화를 단박에 심어주고 있었다.

서울에서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대학로에 거리의 가수는 있지만, 타임 스퀘어에서 본 정도의 문화적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를 드러내는 공연자를 아직 보지 못했다. 경제력이나 기술혁신의 첨단성을 떠나서 문화의 다양성과 표현의 자유로움, 창의성, 개인의 자유존중 차원에서도 서울은 아직 뉴욕에 미치지 못한다. 뉴욕의 혁신은 세계 최첨단의 지위에 있지만, 서울의 혁신은 아직도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 <관광객과 시민이 한데 어울린 자유분방한 타임 스퀘어 저녁 모습>

뉴욕은 L.A에 이어 한국인이 해외에서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본거지이다. 뉴욕시가 중심도시인 뉴욕 대도시권은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메가시티이다. 뉴욕 대도시권의 GDP는 1조 4천억달러로 그 규모로만 세계 12위 정도로, 대한민국의 GDP와 비슷한 규모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인구는 2,500만 가량으로 뉴욕 대도시권의 인구규모 2,200만보다 조금 많다. 하지만, 수도권의 GDP 규모는 뉴욕 대도시권의 절반 정도이며,  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해보면 미국이 2배정도 많다. 경제력의 차이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 맨해턴 vs 강남(의 집값)

가수 조용필은 “서울,서울,서울”이란 노래에서, 서울을 사람들이 다시 찾는 아름답고 그리움이 남는 거리의 도시라고 노래했다. 하지만 높은 부동산가격은 사람들을 서울에서 떠나게 하고있다. 서울의 인구는 감소하고 경기도의 인구는 늘어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1인당 GDP는 2배 이상 차이가 있음에도, 지난 9월 서울 강남의 아파트 값이 뉴욕 맨해탄의 집값과 비슷하다는 보도가 있었다. 맨해탄과 강남의 경제력을 비교해보면 맨해탄의 인구는 약 166만명, 소위 강남 3구라 불리우는 강남,서초,송파구의 인구를 합한 인구 161만 정도와 비슷하다. 강남 3구의 면적은 46.56 제곱마일로 맨해탄 면적의 2배에 해당한다. 맨해탄에 사람들이 훨씬 콩나물 시루처럼 살고 있고, 초고층 건물이 더 많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 9월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서울 서초구 반포의 공급면적 80㎡가 24억5000만원에 거래되었다. 3.3㎡(평)당 1억208만원꼴이다. 뉴욕의 맨해탄에서 공급면적 218㎡ 의 초고층 콘도의 가격이 71억원 정도인데, 이는 3.3㎡(평)당 1억757만원꼴 이다. 2017년 기준 맨해탄의 1인당 소득은 $12만 달러 정도, 강남의 1인당 소득은 $3만3천달러 정도로 추정된다. 우수한 도시기반시설 제공에서 오는 안락한 편익과 높은 삶의 질, 그리고 소득이 3배 정도 높은 맨해탄 허드슨 강 옆 고가아파트와  한강변 강남아파트의 가격이 비슷하다는 것은 온전한 정신으로는 납득할 수 없다.

▲ <맨해탄 초고층 콘도 모습>

부동산 가격은 실수요자에 의해 급등하지 않는다. 투기 수요가 가세하면서 치솟는다. 서울의 부동산 폭등은 투기적 수요가 뛰어들어 부동산 차익을 얻을 수 있는 부동산 세제구조의 헛점도 큰 원인이다. 한국의 보유세율은 약 0.28% 정도로, 실 거래가의 약 2%정도인 미국의 1/7정도에 불과하다. 

부동산 투기에 의한 불로소득의 차단은 보유세 강화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OECD각국에서 실 거래가에 2%정도의 보유세를 적용하고 있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보유세 강화는 대출규제, 임대사업자 규제와 함께 서울의 아파트 값 폭등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력한 방안중의 하나이다.

▲ <강남의 고층 아파트>

 

~프랑크 시나트라 vs 조용필

집값은 소득의 상승과 비례해서 올라야 합리적이다. 서울의 지나치게 비싼 부동산 가격은 서울을 불친절하고, 배타적인 도시로 만들 수 있다.  프랑크 시나트라는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아침을 맞고 싶다고 노래했다. 흑인이나 카리브해 출신의 이민자가 많은 브롱스나 할렘, 인도나 파키스탄계 이민자가 많은 잭슨 하이츠같은 저소득계층 밀집 지역도 있지만, 무한 경쟁 도시 뉴욕은 그 명성에 걸맞는 개인의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 성공의 기회를 이민자에게 주었다.

뉴욕은 사람들이 떠나고 싶어하지 않고, 떠나갔다가 다시 되돌아 오는 도시이다. 21세기에 들어 뉴욕은 창조성과 기업가정신, 사회적 관용, 환경적 지속가능성의 핵심 글로벌 교차지이면서 자유와 문화적 다양성의 상징으로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

21세기 도시 비전을 선택해야 하는 서울은 프랑크 시나트라의 “뉴욕,뉴욕,뉴욕”을 들을 것인가, 아니면 다른 곡을 선곡할 것인가? 이제 선택해야 할 시간이다. 부디 서울이 뉴욕과 함께 21세기를 선도하는 글로벌 도시가 되기를 소망하며, 조용필의 히트곡을 나직히 불러본다.

“…..Seoul Seoul Seoul 아름다운 이 거리, Seoul Seoul Seoul그리움이 남는 곳, Seoul Seoul Seoul 사랑으로 남으리 워워워…..”

                 (필자 : 21세기 글로벌 도시연구센타 대표/ 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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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허익배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조재성 주주통신원  globalcityrn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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