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봄날 DMZ로 소풍 가자”

DMZ 강화에서 고성까지 500KM 평화누리길 손잡기 행사 추진한다

▲ DMZ 민(民)+ 평화 손잡기 운동본부 발대식 기자회견에서 DMZ 민(民)+평화 손잡기 운동 선언문을 발표
 
28일 DMZ평화인간띠운동본부(본부장 이석행 사회책임연구소장, 아래 운동본부)는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사)평화철도 공동대표·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공동의장 나핵집 목사를 중심으로 지난해 7월부터 논의되기 시작해 결실을 맺은 운동본부 조직을 갖추고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운 추진위원들과 함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4월 27일 DMZ 민(民)+평화손잡기’ 발대식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이 운동본부 성원들은 3.1독립운동·임정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 해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취지로 “4월 27일에 분단 70년의 현장인 DMZ 평화누리길에서 서쪽 강화와 동쪽 고성까지 50여만 명이 자발적으로 참가해 평화를 염원하는 인간띠 잇기를 하려고 한다”고 밝히고 “50여만 명이 함께하는 분단현장에서의 평화운동은 세계의 분쟁지역까지 번져 세계평화를 이루는 마중물이 될 것”과 “우리 민족의 한결같은 염원인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여는 일이며, 국론을 통일하는 계기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 이날 DMZ 민(民)+ 평화 손잡기 운동본부 발대식 기자회견에서 DMZ 민(民)+평화 손잡기 운동 퍼포먼스 장면
이어 운동본부 성원들은 이 자리에서 공동위원장단에 김성수 성공회 주교·김준권 농부·나핵집 한국교회남북교류협력단 공동의장·안재웅 한국YMCA전국연맹 유지재단 이사장·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이은형 신부·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차경애 전 YWCA연합회 회장·실천불교 전국 승가회 명예대표 퇴휴 스님을 추대하고 이날까지 자문위원·추진위원으로 참여하기를 희망한 명단과 ‘4.27 판문점 선언 1주기를 맞는 우리들’이라는 제목으로 선언문(아래 선언문 전문)을 발표했다.
 
▲ 포천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준권 공동위원장
이날 포천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준권 씨는 공동위원장 추대에 관한 답사를 통해 “판검사 보기보다 더 어려운 농부이다 보니 저를 공동추진위원장에 추대했는가 보다”면서 “4.27DMZ평화손잡기 하는 날에 포천에 오실 분들 중에서 최소한 100여 분께 농장 주변에서 숙박을 제공할 터이니 걱정 말고 오라”고 말했다.
 
이렇듯 참가자들은 DMZ 500km 전 구간에서 인간띠  잇기할 지역을 정한 후 하루 전날 해당 지역의 가까운 교회와 사찰, 학교 등에서 숙박을 하고 4월 27일 오후 14시 47분 정각에 일제히 손잡기를 한 뒤 공연이나 사생대회 등 자체로 준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평화어머니회 오순애 공동대표는 4·27DMZ평화손잡기운동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취지에 관해 “평화어머니회의 평화운동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의 모든 곳에 무기와 군사주의 가부장을 없애고 평화로운 삶을 지향하는 운동이다. 여성주의 운동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여성평화운동과 연결지어 위민크로스 DMZ 활동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여성분과 상임위원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역사적인 순간인 4.27인간띠잇기 운동에 참여해 오랜 분단의 장벽을 깨고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 정상시 안민교회 담임목사는 “민족 분단은 국토의 분단, 체제의 분단만이 아니라 사람 사이를 갈라놓는 분단이며 그 분단은 남북 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도처에 담을 만들고, 증오와 배제의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공동체와 개인을 파괴하고, 분열시키는 분단”이라면서 “저는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라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신앙인으로서 사람과 사람, 너와 나 이웃이 손잡는 가장 단순하고 손쉬운 행동을 통해 이 땅의 평화를 이루고 분단귀신을 추방하는 일에 함께 하고 싶었다”고 추진위원으로 참여한 취지를 내놨다.
 
참가를 희망하는 개인과 단체는 운동본부 홈페이지(www.dmzpeacechain.com) 혹은 참여접수전용전화1855-0427 등을 통해 희망지역을 신청하면 된다. 현지까지는 자체적으로 준비해 이동하고 현지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시민단체 도움을 받아 행사를 준비한다. ​
▲ DMZ 민(民)+ 평화 손잡기 운동본부 발대식 기자회견 질의응답 순서에서 각 전문위원회 준비위원장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장면(왼쪽부터 조직위원장 정세일생명평화기독연대 대표, 협력위원회 준비위원장 안바나바 믿음의씨앗교회 담임목사, 안전진행위원회 준비위원장 이승열 한국기독교사회봉사회 사무총장, 문건지원위원회 준비위원장 박정규 서울과기대 명예교수, 발대식준비조정위원회 준비위원장 이정배 3.1운동백주년종교개혁연대 공동대표, 홍보위원회 준비공동위원장 이현기 국민대학교 겸임교수)
다음은 이날 발표한 ‘4.27 DMZ 민(民)+평화 손잡기’ 선언문이다. 
 
<4.27 판문점 선언 1주기를 맞는 우리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난 지 1년이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3.1 독립선언 백년과 임시정부 탄생 백년을 기리는 2019년 벽두에 서있다. 전범국 일본이 분단되었어야 함에도 역사는 평화를 사랑하는 이 민족에게 짐을 지웠고 분단 70년의 아픔을 겪게 했다. 하지만 역사는 ‘처음이 있어 마지막이 있지 않고 마지막이 있어 처음이 있다’는 말을 믿고 이 땅, 오늘, 우리 과제를 해결하여 민족 역사를 새롭게 쓰고자 한다. 일제 치하의 약소국으로 살면서도 나라의 도의성을 강조했고 세계평화를 염원했던 선조들의 3.1 선언 정신에 따라 우리들 역시 철조망을 걷고 전쟁을 끝냄으로 이 땅과 세계의 평화를 기원코자 하는 것이다.
 
평창 올림픽을 통해 우리는 한반도에 드리운 평화의 기운을 감지했다. 그 힘이 남북 정상을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만나게 했고 그어진 금단의 선을 넘나들게 했으며 허리를 졸랐던 죽음의 줄을 끊어냈다. 하늘이 도왔고, 나라위해 피 흘린 조상들이 함께했으며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마음을 보탰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일이 정치적 현실이 되려면 나라 안팎에서 해결할 일들이 수없이 많다. 우리들 간의 이념적 갈등과 주변국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분단극복이 쉽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이 시대의 독립운동은 통일운동이라 믿기에 이 일에 시민(民)의 힘을 다할 것이다. 독립을 원하며 3.1 선언을 외쳤던 당시 선열들의 심정되어 정치, 종교적 차이를 떠나 이 땅의 숨통을 막았던 분단에 통곡하련다. 오로지 우리가 원했던 독립과 세계평화의 길을 열어젖히고자 함이다.
 
기미년(己未年)이후 백년 만에 맞는 4.27 판문점선언, 그 1주기를 축하하며 이 땅의 민초들이 뜻 모아 ‘DMZ 民+ 평화 손잡기’ 행사를 펼칠 것이다. 그 날을 기해 50만 명의 남녀노소가 손 맞잡고 강화에서 고성까지 이어지는 평화누리길, 500킬로를 한 몸으로 엮어 낼 생각이다. 전쟁 없는 종전, 평화체제를 이루기 위해 있는 힘 다해 소리치고 염원하며 남북의 산하를 축복할 것이다. DMZ, ‘비무장 지대’라 불리는 그곳은 과연 어떤 곳인가? 남북을 비롯하여 십 수 나라에서 까닭 없이 징집된 젊은이들이 눈감지 못한 채 죽어 있는 곳이다. 남과 북이 서로를 해하고자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지뢰를 묻어 둔 공간이 아니던가? 지금도 눈감은 이들이 죽어서도 전쟁 없는 평화를 외치고 있다. 그곳의 산하(山河)가 생명 파괴하는 온갖 감춰진 무기를 치우라 명(命)한다. 이곳을 더 이상 죽음의 땅으로 만들지 말 것을 죽은 자와 자연이 거듭 소리치고 있다. 함께 걷고 손잡는 우리들 역시 그곳 DMZ에서 이들의 탄식소리를 듣고 그들의 뜻을 좇을 것이다.
 
이제 독립을 외쳤던 과거 선혈들처럼 남북 간 전쟁 없는 평화체제를 원하는 시민(民)들 누구라도 4월 27일, 어린 자녀 손잡고 분단의 철조망을 따라 걷기를 청한다. 조금씩 허물어지고는 있으나 아직도 불투명한 우리들 미래를 위해 하늘에 기도하고 세계에 호소하면서 말이다. 정당, 직업, 연령, 종교, 지역 등에 관계없이 이 땅 평화를 위해 마음 모으는 자리에 ‘民’의 이름으로 모두가 신나게 발걸음 옮기시라. 民들이 힘 합하여 100년 전 독립의 절규를, DMZ 따라 길 걸으며 다시 재현하자. 분단의 궤적을 밟아가며 항구적인 평화의 약속이 ‘독립’의 바른 길인 것을 확신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의 종교인들에게도 호소한다. 억울한 주검이 묻혀있는 이곳, DMZ 땅에서 이들 한(恨)을 해원(解冤)하는 거룩한 의식을 함께 행해보자. 한반도를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용하려는 주변국들에게 ‘평화’를 갈구하는 이들의 소리를 원 없이 들려주자. 종교 차(差)를 넘어 함께 같은 마음으로 이들 절규를 듣고 그들 바람을 이루는 것이 우리들 존재이유이겠다. 과거에 사로잡힌 채 갈등을 증폭시켜 미래를 놓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아니 될 일이다. 용서와 약속이 종교인들 본연의 책무이자 사명인 것을 이번 손잡기 행사를 통해서 세상에 드러내 보자.
 
지난 세월 분단 상징이었던 DMZ가 이제는 평화와 생명의 공간으로 재탄생될 시점에 이르렀다. 아픔의 땅인 이곳이 우리들 미래에 희망을 선사하는 위대한 공간이 될 것이다. 온갖 생명이 꿈틀거리는 생태적 보고(寶庫)인 이곳에서 우리들 미래를 의논해보자. 생명을 사랑하고 공동체를 새롭게 꿈꾸며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이들이여, 이곳에서 우리 한번 손잡고 큰 춤을 추어보자. 우리들 상상력이 이 땅을 세계평화의 발원지로 만들 것을 믿으며 말이다. 바야흐로 이곳에서 인류의 생명문화를 위한 대안이 창출되지 않겠는가?
 
촛불혁명을 통해 民이 주인 되는 세상이 되었다. 정치가들 손에 우리들 미래를 맡길 수만 없는 노릇이다. 그들을 돕되 평화와 정의 그리고 생명의 길을 걷도록 이끌 책임이 우리들 몫이다. 북의 民들도 우리와 함께 걸을 수 있기를 소망 한다. 금번 ‘DMZ 民+ 평화 손잡기’ 행사는 온전히 民이 주도하는 행사가 될 것이다. 삶의 밑바닥에서부터 솟는 뜻과 힘이 모아져 기미년 못지않은 기해년(己亥年)의 기적을 이뤄 낼 것이다. 우리들 소리가 하늘에 닿아 허리 잘려 움츠려진 한반도가 우뚝 설 그 시점을 생각하며 民의 참여를 재차 촉구하며 독려한다.
▲ DMZ 민(民)+ 평화 손잡기 운동본부 발대식 기자회견이 끝나고 이 자리에 참석한 성원들의 기념 촬영 장면
                                           
                                                  2019년 1월 28일
                   ‘DMZ 민(民)+ 평화 손잡기’ 운동 발대식 준비 위원회
                                        DMZ 평화 인간 띠 운동본부
 
편집 : 안지애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위정량 시민통신원  eorjs0421@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