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혜의원에는 다 있었네

                 김형효

다혜의원에는 세상에 세상에
다 있었네.
다혜의원에는 세상에 세상에
다 있었다네.
아버지도 있었고 어머니도 있었고
빛나는 삶이라고 버걱대며 헛웃음에 묻혀 사는 도시에는 없는 것
다 있었네.
그 아버지를 그 어머니를 품고 있는 꽃 같은 다혜들이 있었네.
내 아버지를 내 어머니를 품고 웃는 꽃이 되어 핀 다혜들이 있었네.
다혜의원에는 세상에나 세상에나 찬 바람이 불어도 
다 있었네.
따뜻한 아랫목을 덥히는 이불 속에 고봉밥 같은 사랑이 
다 있었네.
21세기가 오고 또 다른 날로 어두워져 가도 다혜의원에는
다 있었네.
멀리 도시에서 시속으로 달려온 바람보다 먼저 
아들의 마음 딸의 마음을 품은 사랑보다 더 크고 큰 사랑이
다 있었네. 
흰옷을 입은 조상님의 마음처럼 선한 조상처럼 내 아버지 내 어머니를 인자하게 살피시는 의사 선생님도 있었고 그런 의사 선생님을 도와 사랑이 된 사무장도 있었고 투박한 말씨에도 밝은 웃음을 잊지 않는 따뜻한 웃음을 간직한 흰옷 입은 선녀처럼 마음 따뜻한 인사를 품은 다혜들이 있었네. 그랬네. 그랬어.

 

[편집자 주]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시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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