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불사조

목공예 1기 수업을 마치고 김재광 주주통신원l승인2019.02.07l수정2019.02.07 11:0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어제 드디어 목공수업 첫 작품을 완성하고 1기 수업을 수료하였다. 10월에 시작하여 석달 열흘만에 서안(전통 책상)을 완성한 것이다. 박정우 선생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품(서안 제작 7명, 스탭 스툴 2명)을 평가하고, 그 성격도 특징을 잘 잡아서 재치 있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그동안 재능기부로 아낌없이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신 박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작은 선물을 꽃다발과 함께 드렸다.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촬영도 하고 조촐한 뒷풀이도 했다.

한겨레 문화공간 온의 목공수업 1기 회장은 조 선생님이 만장일치로 선출되었다. 집에 쌀이 떨어져서 건축비 최저의 흙부대집을 지어야 한다고 엄살떨던 그는 회장에 선출되자 회식비를 흔쾌히 쏘셨다. 뒷풀이를 하며 그동안 자세히 몰랐던 회원들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철인 3종 경기하시는 분, MTB 타면서 장구도 치시는 분, 중국어를 배우며 해외로 아들을 유학 보낸 분, 마라톤 페이스메이커로 따라갔다가 완주한 분, 화천에 수 만 평의 땅을 소유한 분 모두모두 힘과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었다. 힘과 열정에서 밀리는 나는 동네 도서관에서 “시로 쓰는 자서전” 학교를 마치고 시인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냥 웃자고 한 마디 했는데 큰 박수로 환호해주었다.(^^)

내가 목공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은 서른 살이 지날 무렵이다. 문득 그동안 받아온 것에 보답하고 싶어서 무슨 재주를 익힐까 고민하던 중에 목공예를 배워서 작은 소품이라도 선물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하루하루 힘겨운 직장생활에 도무지 엄두조차 내보지 못하고 세월만 30년이 가버리고 말았다. 작년에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되자 그동안 못해본 몇 가지 일을 시작했다. 기타, 서예, 영어회화, 그리고 시문학 배우기. 그러던 중 지난 가을 한겨레신문에 놀라운 광고가 떴다. 목공예를 너무나 착한 가격에 배울 수 있다는 이야기에 무조건 신청을 했고, 너무나 유능하고 솔직하신 박정우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최소 경비로 최소한의 공구를 마련하고 몇 가지 이론과 안전목공에 대한 말씀을 듣고, 첫 작업은 각목에 금긋고 그대로 톱질해보는 일, 다음은 주먹장 결구로 톱질과 끌질을 배웠고, 그 다음으로 제비촉 결구에 대해서 배웠다. 나는 톱질할 때가 가장 즐겁다. 나와 톱과 나무가 완전 일체가 되어 재단한 대로 잘라내면 그 쾌감은 손목을 타고 온몸으로 짜르르 흘러든다. 최종 작품은 서안으로 정했다. 재단된 고무나무 원목판을 받아드니 묵직한 무게만큼 가슴을 뛰게 만든다. 곁의 77세 되신 정 선생님 말씀대로 마름질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이모조모 따져 가면서 천판(상판)과 다리판의 결구 암수와 다리 버팀목과 다리판의 결구 암수를 정밀하게 계산한 다음에 톱으로 자르고 끌로 홈을 팠다.

끌을 대고 나무망치로 신나게 두드리면 스트레스가 확 날라 간다. 아래층이 노래방인 것이 천만다행이다. 근데 가만히 보니 앞의 조 선생님이 매우 빠른 속도로 다리판 구멍을 내고 가로대를 끼워 맞추는 모습을 보고 상판보다 하부구조가 먼저 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다시 마름질을 고쳐서 오차를 바로잡고 박 선생님이 권장하는 대로 홈을 2/3쯤 내고 말끔하게 흔적을 숨기는 디자인을 따랐다. 이렇게 오차를 수정해가면서 진행해가는 바람에 시간이 많이 걸렸다. 마감 날짜가 다가오자 다행히 박 선생님이 사무실을 개방하고 개인적으로 편한 날에 찾아와 보충수업을 하도록 허락해주셔서 겨우겨우 수료식까지 끝마칠 수 있었다.

얼마 전 페친 이정록 시인은 <꿈꾸는 사람은 불사신이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30년 세월 속에 꿈조차 잊어먹고 포기하고 살아왔건만 기회가 오자 꿈은 저 혼자 살아나 나를 몰아갔으니, <꿈은 불사조>인 셈이다. 사람은 단지 그것을 따라갈 뿐이다. 그동안 꼼꼼하고 세밀하게 지도해주신 박정우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리고, 이상직 이사장님 이하 한겨레 문화공간 온에 감사드리며, 같이 동행한 여러 회원께 감사드린다.

-2019. 2. 1 남궁효-

(추신) 위 소회는 1기 수료생 남궁효님이 보내 온 글을 필자의 동의하에 김재광 주주통신원이 게재합니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김재광 주주통신원  gamkoodae@hanmail.net

한겨레신문 주주 되기
한겨레:온 필진 되기
한겨레:온에 기사 올리는 요령
<저작권자 © 한겨레: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재광 주주통신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마포구 효창목길 6 (공덕동 116-25) 한겨레신문사 참여소통 데스크  |  전화 : 02)710-0093  |  등록일 : 2015년 1월 15일  | 발행일자 : 2015년 1월 1일
등록번호 : 서울 아03523  |  발행인 : 양상우  |  편집인 : 김광호  |  에디터 : 이동구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광호
편집위원 : 김경애, 김동호, 박효삼, 서기철, 심창식, 안지애, 양성숙, 정혁준, 김국화  |  객원편집위원 : 김태평, 김혜성, 유원진, 이미진, 허익배
Copyright © 2019 한겨레: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