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모두 참일까?

김용택 주주통신원l승인2019.02.19l수정2019.02.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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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그리고 나는 나의 머리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역시

완전히 믿을 것이 되지 못하는구나.

너희는 보고 들은 것이 꼭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명심하거라."

옛날 공자가 제자들과 함게 진나라로 가던 도중에 양식이 떨어져 일주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적이 있었다. 안회가 가까스로 쌀을 구해 와 밥을 지었다. 공자는 밥이 다 되었는지 알아보려고 부엌을 들여다보다가 밥솥의 뚜껑을 열고 밥을 한 움큼 먹고 있는 안회의 모습을 보고 공자는 깜짝 놀랐다. 안회는 제자 가운데 도덕수양이 가장 잘되어 공자가 아끼는 제자였다. 공자는 크게 실망하고 곧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이윽고 안회가 밥이 다 되었다고 하자 공자가 말했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라고 하더구나."밥을 몰래 먹은 안회를 뉘우치게 하려는 의도였다.

그 말을 들은 안회는 공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말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는 없습니다. 제가 뚜껑을 연 순간 천장에서 훍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 제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

공자는 안회를 잠시나마 의심한 것이 부끄럽고 후회스러워 다른 제자들에게 한 말이다.

필자가 초등학교에 근무하던 1971년, 6학년 담임을 맡아 졸업을 앞두고 경주에 수학여행을 인솔했을 때의 일이다. 유적지를 관람하기 위해 차에서 내린 학생 하나가 큰 소리로 외쳤다.

“선생님! 물이 거꾸로 흘러요!”

마치 무슨 큰 발견이라도 한 것같이 놀라 외치는 바람에 주변에 있던 아이들이 소리 나는 쪽으로 우르르 몰려갔고 이를 본 아이들도 함께 탄성을 질렀다. “와∼진짜다. 진짜로 물이 거꾸로 흐른다!”며 신기해했다. 어려웠던 시절 여행이라고는 잘 다니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은 교실에서 교과서를 통해 배운 지식 그게 전부였다. 물이 ‘높은데서 낮을 곳으로 흐른다’는 원리를 배우지 못하고 동네 앞에 흐르는 개울물의 방향과 경주에서 본 개울물이 흘러가는 방향과 다른 것을 보고 신기해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물이 흐르는 현상을 보고 아는 것은 시각을 통해 인지한 감각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물이란 동쪽에서 서쪽으로도 흐를 수 있고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를 수도 있다. 물이 방향이 아니라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는 원리를 아는 것은 이성적으로 아는 인식이다. 안다는 것은 이렇게 감각적 혹은 관념적으로 아는 지식도 있지만 원리를 아는 이성정인 지식도 있다. 그밖에도 단순히 관념적인 지식이나 이성적인 지식의 단계를 뛰어넘어 철학적으로 아는 지식도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어느 단계인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모두 참인가? 내가 아는 지식은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가? 아니면 이성적으로 알고 있는가? 혹은 철학적으로 알고 있는가?’에 따라 다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농업사회를 너머 지식산업사회, 정보화사회, 인공지능시대를 거쳐 오는 동안 지식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석사학위 취득자 수는 8만2천837명, 박사학위 취득자 수는 1만4천674명이나 된다.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25~64세 인구 중 대졸(大卒) 비율이 절반을 넘고, 2035년엔 70%까지 올라설 것이라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참인가?>

본능적으로 아는 것, 현상을 인지한다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감각기관을 통해 인지된 현상을 시비를 가리거나 유용성 여부를 가릴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동물은 인지된 현상을 본능적으로 대응하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판단하고 행동할 줄 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자신이 현상을 통해 얻은 지식, 또는 학습을 통해 얻은 지식이 절대 진리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나는 성실한 마음과 거짓 없는 신앙심으로 이상의 잘못과 이단을 포기하고 저주하며 싫어함을 이에 맹세하는 바입니다. 앞으로 이 같은 의심을 받을 일들은 입으로나 책으로나 말하며 주장하는 일이 없을 것임을 이에 맹세합니다. 』1633년 이단재판소에서 갈릴레이의 선언이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판소에 끌려가서 심문을 받고는 자신의 과학적 입장을 포기하고 풀려나왔다. 갈릴레이는 종교재판소의 문을 나서면서 중얼거렸다. “그래도 지구는 도는데...”

지적 고뇌 없이 오늘을 사는 사람들,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이론이나 학설을 외워 학위를 받고 강당에서 전달해 주면서 그것이 무슨 절대 진리라도 되는 것처럼 전달하는 프레임에 갇힌 지식인들, 유신시대 주입된 가치관으로 실정법을 어긴 죄인을 짝사랑하는 태극기 부대 노인들, 학벌의 프레임, 스펙의 프레임에 갇혀 이성을 잃은 지식인들이 만드는 세상은 과연 살맛나는 세상일까? 나의 선입견으로 혹은 판단오류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하고 있는지, 오늘을 사는 이단 재판관들은 알기나 할까?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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