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가 내린다

겨울다운 눈도 오지 않더니

간만에 비가 내린다

새벽길에 맞는 겨울비는 색다르다

봄을 몰고 오는 비인가

대지를 흠뻑 적시고

메마른 나뭇가지와

몸과 맘도 적신다

여름 소낙비에 견줄 순 없지만

속이 후련하고 시원하다

좀 더 세차게 내렸으면 좋겠다

▲ 새벽 산책길에 만남 겨울비, 세차지 않게 조용히 내린다. 몸과 맘이 평온해진다.

밤사이 소리 없이 내려

소복이 쌓인 눈을 보는 것도 좋지만

처마 끝 나무 가지에서 떨어지는

겨울비의 낙수소리도 좋다

우산 위에 튕기는 빗소리도 정겹다

이제 곧 싹이 트고 푸르러지겠지

더욱 많이 내려

찌든 세태와 막말을 잠재우면 좋겠다

날마다 언론을 장식하던

미세먼지 농도가 사라졌다

비는 만물에게 큰 축복이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김태평 객원편집위원  tpk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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