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후쿠시마 8주기를 맞아 다시 '탈핵'을 생각한다

'미세먼지'가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 김광철 주주통신원l승인2019.03.15l수정2019.03.1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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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생명들의 간절한 소망, 탈핵'이란 현수막을 앞세우고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가진 후 마포대교를 건너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3월 9일 서울에서는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교사모임, 초록교육연대, 녹색당, 노동당, 탈핵 운동을 하고 있는 천주교, 불교, 원불교의 종교인 등 탈핵 시민 단체 회원들이 후쿠시마 8주기를 맞아 탈핵을 위한 '나비 행진'을 벌였다.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가 일어난지 8주기를 되새기면서 '그 날을 잊지 말고 탈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면서 또한 스스로에 대한 다짐인 것이다. 500여 명의 탈핵을 염원하는 단체와 시민들이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나서 마포대교를 지나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을 하고, 이날의 행사를 마쳤다. 그뿐만 아니라 3월 11일을 전후하여 광주, 대구, 울산, 진주, 제주 등 많은 지역에서 후쿠시마 8주기 기념 대회를 열고 지속적인 탈핵을 주문하였다.

8년 전 진도 9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하여 쓰나미가 후쿠시마 핵발전소를 덮쳐서 1,3,4호기에서 노심용융이 일어나고 그로 인한 냉각수가 수증기로 바뀌면서 수소폭발이 일어나서 당시 사망자와 실종자, 그 후 이 사고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합치면 2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다. 일본 내각부 발표에 의하면 피해 규모를 돈으로 환산하면 우리 돈으로 약 182조에 이른다고 한다. 엄청난 인명 손실과 재산 피해가 일어났지만 아직도 후쿠시마는 계속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하여 후쿠시마 반경 20km 지역은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당시 이 사고로 인한 피난민은 17만여 명인데, 아직도 5만여 명이 가설주택에 거주하면서 귀환을 거부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마치 후쿠시마의 핵발전 사고는 다 수습이 된 것처럼 선전하고 싶어서 임시 가설주택을 곧 폐쇄할 것이라고 하지만 이는 눈 가리고 아옹하는 꼴이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 54개의 일본의 핵발전소 중 2기만 가동하고도 현재까지 전력대란 없이 잘 지내왔지만 아베 정권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정지된 핵발전소들의 재가동을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본의 유명 정치인들 중에는 '탈원전'을 지지하는 양심적인 사람들도 있다. '고이즈미', '호소가와', '간 나오토' 등 총리를 역임한 사람들도 있고, 재일교포 출신인 손정의 씨는 탈원전의 대안으로 야심차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확대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 등은 폭발하고 난 후쿠시마 핵발전소 잔해 처리를 하고 싶지만 워낙 높은 수치의 방사능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노심용융이 일어났던 원자로가 있던 곳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하여 로봇을 집어 넣어도 로봇이 녹아 버릴 정도라고 한다. 노심용융이 일어나서 유출된 방사능 물질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그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흘러들어 후쿠시마 인근 바다는 물론이고, 미국 연안 등으로 퍼져나가 태평양 바다가 서서히 오염되고 있어서 주변국들까지 긴장하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 중국 등 많은 나라들은 일본산 농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면서 국제적 무역 마찰의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고 있다.

문제는 후쿠시마 사고가 언제쯤 마무리가 될 수 있느냐다. 학자들은 핵폐기물 중 플루토늄은 방사능이 방출되지 않으려면 24만 년이 걸린다고 한다. '24만 년?' 이 시간이 얼마나 긴 시간이겠는가? 단군이 조선을 건국했다는 시간이 5천년도 안 되는데, 5천 년이라 쳐도 그의 48배라는 시간이다. 인간의 두뇌로는 상상이 안 되는 시간 동안 방사능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상상하다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겠는가? '방사능' 하면 제일 흔히 떠오르고, 제일 측정이 용이한 '세슘'의 반감기만 해도 300년이다. 그런데 핵사고가 나면 거기서 발생되는 방사능 물질이 감마, 베타선은 물론이고, 요드, 스트론튬 등 그 명칭을 다 알 수도 없는 방사능 물질들이 쏟아져 나온다. 1000여 종류에 이른다고 하니, 핵무기든, 핵발전이든 핵사고는 인간은 물론 생물계의 근본을 파괴하여 핵사고 현장 주변에서는 도저히 인간이 살아갈 수 없는 것이다.

우리 인류는 1986년 4월 26일에 발생한 옛 소련의 체르노빌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인하여 핵발전 사고가 얼마나 무서운지 경험한 바 있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로 전 유럽이 방사능 공포에 떨었고, 그로 인하여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지 30년이 지나고 있다. 현재도 반경 30km 내에는 사람 출입을 금지하는 철조망이 굳게 드리워져 있다. 사고 당시 헬기 등을 동원하여 두껍게 뒤덮은 핵발전소 폭발 잔해 현장이 균열이 가기 시작하여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하여 그 위를 강철판으로 뒤덮기 시작한 공사가 작년에 마무리되었다. 앞으로 방사능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24만 년의 시간 동안 강철판을 몇 번을 갈아 덮어야 할 것인지 답이 나오지 않는다.    

탈핵을 해야하는 이유는 한이 없다. 날로 쌓여만 가는 고준위 핵폐기물인 풀르토늄은 어찌할 것인가? 소위 핵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서는 고속증식로를 가동하여 플루토늄의 양을 줄이고, 다시 핵발전에 이용하려는 실험도 이미 실패하였다. 우리나라의 핵발전소들마다 임시 저장소에 보관하고 있는 고준위 핵폐기물들은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핵의 안전에는 답이 없다. 그리고 한 번의 사고로 인류의 생존 자체를 깡그리 말살해 버릴 수도 있는 핵폭탄에서부터 핵발전소까지 인류가 손을 대어 신의 영역인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려 신이 노했는지도 모른다. 애당초 지구상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플르토늄 등의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 낸 것을 신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충분하지는 않지만 해답은 지금까지의 핵발전을 통하여 쌓아 놓은 핵 폐기물 뿐만 아니라 계속 늘어나는 핵폐기물, 가동 중인 핵발전소 해체 등 수많은 난제들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핵발전소를 더 이상 짓지 않은 것은 물론, 지금 가동 되고 있는 핵발전소들을 조속히 폐기하는 것이다. 그것이 탈핵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몇몇 대학의 원자력공학과의 교수들, 그곳 출신들, 한수원 등에 근무하는 핵발전 관련 연구원, 핵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핵 때문에 엄청난 혜택을 누리면서 잘 먹고 잘 살아왔다. 그들은 핵발전을 지속해야 현재의 지위와 부를 이어갈 수 있다. 탈핵 운동 진영 사람들은 그들을 '핵마피아'라 부른다. 이들 핵마피아들을 포함하여, 핵발전소를 짓고 운영하면서 생기는 수조 원의 국가 예산을 노리고 있는 대기업들, 자유한국당 등 일부 정치세력, 조중동 등 보수언론들은 끊임없이 '탈핵' 정책에 흠집을 내고 균열을 내어 핵발전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다. 오죽하면 얼마전 자유한국당의 유력인사가 "문재인 정부가 탈핵 정책만 포기하면 뭐든지 협조할 수 있다."는 발언까지 서슴없이 내뱉겠는가?

▲ '지구촌 생명들의 간절한 소망, 탈핵'이란 현수막을 앞세우고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가진 후 마포대교를 건너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그들은 탈핵을 반대하면서 가짜 뉴스도 많이 만들어 내고 근거도 없는 이유를 들어 '탈핵'에 대하여 흠집을 낸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요즘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자, 이를 탈핵 정책의 결과라고 몰아가는 어이없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현재 미세먼지의 원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에 크게 도마에 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석탄화력발전소다. 그런데 핵발전소를 중단하고 석탄 화력발전소를 많이 지어서 생긴 정책의 결과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가동되던 핵발전소 중 유일하게 정지된 60만kw의 전력을 생산하던 고리1호기가 전부이다.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했지만 그 동안 짓고 있던 핵발전소들은 계속 짓기 때문에 신고리 5,6호기가 완공되면 오히려 핵발전소가 29기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핵 정책 때문에 석탄 화력이 늘어났고, 그래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논리는 초등학교 학생이 들어도 납득할 수 없는 논리이다.

 그 석탄 화력발전소는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에 많이 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을 질책하지는 못할 망정 이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으로 몰아가는 적반하장식 정치는 국민들을 더욱 등 돌리게 할 것이다.

탈핵의 답은 신재생에너지이고, 국민들의 친환경적 삶이다. 태양광, 풍력, 조수력, 바이오, 수소에너지 등 환경에 부담을 주지 않는 에너지들을 지금보다도 더욱 활발하게 늘려나가야 한다. 현재 2% 정도에 머물러 있는 신재생 에너지의 전력 비율을 3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획기적인 노력을 한다면 석탄 화력이나 핵발전 문제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 그리고 국민들의 삶의 방식을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걷기, 자전거 이용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밥솥 사용 줄이기, LED 등 사용하기, 대기전력 차단, 절전효율 높은 가전제품 사용하기 등 이루 다 열거할 수 없이 많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는 삶의 방식을 모든 국민들이 실천할 자세와 결의가 되어 있다면 다 가능한 일이다.

핵발전소나 미세먼지도 결국은 우리 인간들의 삶의 근본을 바꾸고 지속적인 연구와 지혜를 모아가면 다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탈핵을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몰아가고, 계속하여 과소비를 부추기는 정책은 결코 미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 8주기를 맞아, 다시 한 번 우리의 삶의 방식을 돌아보면서 좀 춥고, 가난하게 사는 것이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안전한 미래임을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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