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304인의 봄

김형효 시민통신원l승인2019.03.25l수정2019.03.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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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이 가고 시간이 가고 1073일 어느날 지금은 더 많은 날이 가고 세월호 희생자들도 광장을 떠나고 봄은 여전히 멀기만 한가?

 

304인의 봄

             김형효
 

왔어요. 왔어요.
물 속 세상에서 왔어요.
내가 낳고 자란 지상에 왔어요.
어머니의 나라가 된 
아버지의 나라가 된
나의 고국이 되어버린 지상에 왔어요.
봄도 함께 왔어요.
봄과 함께 왔어요.
우리들의 봄날을 살았던 그날은 순간인 듯 찰나인 듯
벌써 1072일이래요.
이제 내 나라인 듯 물 속에서 보낸
세 차례의 사계절은 멀고 먼 옛날로 억겁의 세월처럼 가고
어머니의 통곡소리 파도에 실려 울어오던 날
우리도 함께 거친 파도가 되어 울었어요.
오늘은 지치고 지쳐
봄비로 울어요.
그렇게 지상을 찾아 왔어요.
지상의 사람들에 인사하 듯 우리가 봄비로 왔어요.
이제 곧 우리들에 눈물로 피는 꽃들이 산지사방에 필 거에요.
왔어요. 왔어요.
봄비로 왔어요.
우리들 304인의 고국에 봄도 함께 왔어요.

 

▲ 촛불집회에 참가한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 동지들과 함께한 2년 전 촛불 밝히던 봄날
▲ 탄핵 촛뷸의 결심 앞과 뒤에는 세월호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대한 심판의 결기가 있었으리.

*봄날의 메모 : 절기상 봄이 오고 있고 들에 새싹이 돋고 산지사방에 꽃이 필 채비를 하며 꽃망울이 맺혔다. 하지만 꽃망울보다 단단하게 옹이 박혀버린 세월호 희생에 대한 아픔은 봄을 반갑게 맞이하기에는 너무 철없어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한국인에게는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아픈 잔영으로 길고 긴 세월을 품고 가야할 이 아픔을 언제나 당당히 넘어설 수 있을까?
   - 2019년 3월 25일 아침 김형효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시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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