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우 칼럼]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매체인 한겨레신문이 생존하는 법

박봉우 주주통신원l승인2019.04.08l수정2019.04.15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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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에 다녀왔다. 여느 주총과는 달리 즐거운 분위기로 시작하는 모습이 좋았는데, 금년 주총 분위기는 좀 달랐다. 흥도 없고, 차분하게 시작되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아날로그 매체에 대한 인기가 떨어져서 한겨레신문도 구독자수가 감소했다고 한다. 신문사측에서는 고민일 것이다. 신문은 구독자를 먹고 사는 것이기 때문에 구독자 수가 줄어 든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사안이다. 그렇다면 신문사 측에서는 이러한 구독자 수 감소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신문사 사무실에 있지 않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신문 지면을 구성하고 있는 기사 면면을 살펴서 사측에서 대응하는 모습 혹은 노력을 엿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신문의 면 구성에서는 그러한 노력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주주로서, 팩트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가 한겨레를 보는 주요한 이유이지만, 신문은 신문만의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 한겨레 주주총회

사실 한겨레는 생각만큼 신문을 읽는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치 사회면에 장점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SNS가 발달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기사는 하루에 한 번 만나는 신문에서는 이미 관심 밖의 것이기 때문에 종이 신문에서는 더 이상 볼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신문을 보는 독자는 무엇을 바랄까? 짧은 뉴스는 이미 알고 있고, 팩트 여부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는 시점에서 동일한 기사를 신문을 뒤적거려 찾아보아야 할 필요가 없다. 독자는 해당 뉴스에 대한 심층 분석이 필요하다.

주총에서 느끼는 것은, 언제 보아도 한겨레 주주는 열혈 청년이다. 머리칼은 희지만 마음은 청춘인 이들인지라 정치사회에 대한 관심이 항시 뜨겁게 느껴진다. 아쉬운 것은 뉴스에 대한 표피적인 것뿐이지 심층적인 분석은 느껴지지 않는다. 일이 있어서 자주 서울을 가는 편인데 가판 신문으로 다른 신문들을 사서 보면 한겨레신문에서는 볼 수 없는 주제나 심층 분석 기사들을 볼 수 있다. 지난 번 보궐선거의 경우만 해도 당락의 차이가 각 당의 향후 향배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분석한 다른 신문의 기사는 아주 흥미로웠다. 정치를 잘 모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각 당의 정치 활동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구독자 수 감소 시대에 한겨레신문에 바란다면, 시대가 디지털인 만큼 더욱 더 아날로그에 중심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매체가 다양하고 신속하지도 않았던 시절에는 아날로그 신문도 디지털을 지향해야 했지만 지금은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지향하려 하면 백전백패라 할 수 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므로 아날로그 신문은 더욱 더 아날로그다워야 한다. 연필로 손 글씨 쓰던 시절엔 타자기로 친 보고서가 보기 좋았다. 모든 문서를 컴퓨터로 작성하는 시대에는 보기 좋은 손글씨가 각광을 받는다. 컴퓨터 문서는 누구나 작성할 수 있지만, 예쁜 손글씨 문서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신문 독자들은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아날로그 생활자이므로 손끝과 눈길에 전해지는 아날로그 감성을 즐긴다. 그렇지만 그들도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정보에 대한 욕구는 어느 누구보다도 크다. 한겨레신문에서 독자들의 이러한 경향을 간파했다면, 지면에 과학 기사도 심층적으로 실어야 한다.

물론 신문은 과학저널은 아니다. 경계 구분이 쉽지 않겠지만 보다 깊이 있는 기사를 요구하는 경향을 지면에 반영시켜야 한다. 역사물에 대한 관심도 만만치 않은 시대분위기 이기도 하다. 역사물도 정치적 역사물로 일관하면 독자들은 식상한다. 기사만이 아니라 많은 박물관의 기획전들을 그때그때 심층적으로 보도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문화와 예술이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한겨레신문은 한겨레만의 독특한 섹션 구성도 가지고 있다. 정체성이라는 면에서 장점 이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그 부분을 누가 읽을까, 세대를 이분법으로 구분할 생각은 없지만, 나는 흘깃 볼 뿐이다. 북 섹션부분도 선도적으로 금요일로 옮겼지만 한겨레신문다운 점은 없다. 북 섹션 부분을 보면 한겨레신문에서 본 것들이 다른 신문 신문에도 똑같이 게재되어 있다. 한겨레신문만의 시각을 요구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예를 들면, 사람들이 관심이 많고 관심을 촉구해야 하는 부분인 환경 분야를 강화한다던지, 학술연구서를 소개하는 난을 확충한다던지 하면 어떨까 한다. 한겨레신문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을 내 보여야 한다.

주중에도 요일별로 주제를 갖는 긴 글을 한 면 정도라도 싣고, 독자 의견도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전문 오피니언들의 이야기, 한마디로 식상하다. 누가 읽고 있는지 모니터링해 봐야 할 것이다. 한겨레신문은 마침 주주들이 있는데, 객관성을 띈 공론의 경우라면 주주의 기고나 의견을 우선적으로 싣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지금의 어려움을 무사 안일로 지나간다면 구독자 수는 더욱 줄어 들 수 밖에 없다. 인구도 줄고 있지 않나.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매체인 신문이 독자를 붙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디지털 정보를 아날로그답게 담아내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아날로그 감성을 즐기며 신문을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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