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진 가슴! 그래서?

---치욕적, 부산의 어느 성형외과 이미진 객원편집위원l승인2019.05.02l수정2019.05.0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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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진 가슴! 그래서?

---치욕적, 부산의 어느 성형외과

어제 노동절 휴무에 친구와 부산 해운대 나들이를 했다가 돌아오는 길이었다.

눈을 의심케하는 광고 문구! '처진가슴은?' 아주 커다란 글씨로 멀리서봐도 충분히 읽혔다. 띄어쓰기 없이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처진가슴은?' 옆에 그보다 작은 글씨 '00바디성형외과', 너무나 기막히고 아연해서 친구에게 사진을 찍게 했다. 한참을 지나쳐오는데도 가슴이 벌렁거렸다. 마치 나의 처진 젖가슴을 다수의 군중이 비웃기라도 하듯 수치감을 느꼈다.

▲ 치욕적 광고, 중장년 여성 비하

일단 눈에 뜨이는 게 목적인 광고의 효과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하지만 여성의 처진 가슴이 돈벌이의 수단으로 등장하는 것은 용서가 안 된다. 공공연히 모든 사람들이 다 보는 버스 뒷면에 아무런 재제없이 커다랗게 등장한 불쾌한 광고! 장년의 나이인 나는 얼굴이 달아오르고, 속살이 깡그리 드러난 듯 수치감이 밀려왔다.

밋밋한 남성의 젖가슴이 아니고, 이 광고는 순전히 여성을 지칭함이다. 처녀의 젖가슴은 좀체 처질 리 없고, 출산과 노화로 인해 젖가슴은 탄력을 잃고 처진다. 원인은 한 생명을 우주에 내어놓는 거룩한 출산에 있고, 삼라만상의 이치에 의해 오는 노화에 있다. 물론 성형으로 그런 젖가슴의 모양을 바꿀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성형의 필요성은 소수이며, 대다수 여성들은 자연의 이치로 받아들인다.


처진 젖가슴은 병적인 이상현상이 아니다. 젊은 날의 젖가슴처럼 예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워할 비정상적 잘못이나 치부도 아니다. 노화는 여성에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남성과 모든 자연에게 이뤄지는 우주의 흐름이다. 그 문구를 내다붙인 의사나 버스기사의 어머니 가슴도 처졌을 것이고, 그건 우리가 고이 받아들일 시간의 답이다.

놀랍게 큰 글씨로 지적한 '처진가슴'이 마치 구조적으로 잘못된 병인 양, 굳이 고치도록 성형을 유도하는 것은 분명 노령의 여성성에 대한 모독이다. 그 의사, 처진 가슴으로 얼마나 많은 재물을 모았는지 모르지만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어젯밤 인스타그램에 올린 후, 오늘 아침 여성가족부 민원실에 연락을 했더니 여성가족부의 할 일은 아니니 부산시청에 말하라고 일렀다. 부산시청 민원실에 접수를 했더니 처리기간이 약 2주 간 소요된다고 했다. 철이 덜 든 어린 청소년과 대다수 남성들이, 자신들이 태어난 몸인 엄마의 '처진가슴'을 비하하는 일이 없도록 신속히 처리하라고 채근했다.

언제부터 그 광고가 등장했는지 모르지만, 여성의 '처진가슴'이 누군가의 돈벌이 수단으로 길거리를 휩쓸었던 불쾌한 기억만 남을 것이다. 설마 자기 아내의 처진가슴을 떠올리거나, 시니컬하게 웃었던, 그런 일은 없었기를 바란다.

그 광고를 기획한 성형외과와, 돈 받고 광고를 붙이고 다닌 버스회사, 모두 정신나간 처사다.

 

편집: 이미진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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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전체보기
  • 유원진 2019-05-09 17:33:59

    참 해도해도 너무한 광고네요.
    만약 남성 확대성형하는 광고로 " 작은 물건은?" 이라는 광고문구가 버스 뒤에 붙어다녔으면 난리가 났겠지요. 참 아무 생각들 없이 삽니다.신고 | 삭제

    • 양한 홍 2019-05-02 21:48:55

      그 글을 올린인간도 자기모친땜에 이세상에
      나왔건만,,,우째사람들이 그렇게밖에 생각을
      못하는지,,남자,여자 아니 이세상모든게 세월
      지나면 쳐지고,쪼거러들고,,,이게정상인데,,
      진시왕이불로초 찾어러 대신들을보냈지만,,결
      과는 지는 안죽나~~답답하게시리 이세상모든것
      은 나고는갈날이정해져있는것.왜 지는다른특이한
      인물로생각해 다르다고생각과인식을하는지,,갑갑
      하구려 그사람들에겐 꼭죽어봐야 저승맛을알고 똥
      인지된장인지 먹어봐야아는인간들인같수 에휴~아이고 사람(인간)들아 그리살지말거레이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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