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의 역사와 투르크족과의 관계

두브로브니크 고성에서 북으로 약 54Km 해안을 따라 올라가면 작은 해안마을 스톤(STON)이 나옵니다.

▲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마지막 공항까지 함께한 버스
▲ 아드리아해안을 더욱 아름답게 꾸미는 유람선과 요트

이곳에는 스톤장성(Walls of Ston)이 있지요. 1358년 라구사 공화국 당시에 축성하기 시작하였으며 처음에는 7Km가 넘었답니다. 현재는 5.5Km로 만리장성에 이어 두 번째 긴 성이라고 합니다.

▲ 2011년 인구는 2,400여명으로 염전이 유명하다고 하는 작은 마을 스톤, 쇼핑에 관심이 많아 염전관광 생략
▲ 마을 위로 지나고 있는 성과 산 중턱으로 이어지는 스톤성

오스만제국(오스만 튀르크, 오스만 터키)의 확장에 방어용 성을 쌓았다고 알려졌는데, 우리 대만 가이드는 이곳에서 생산된 소금을 지키려고 쌓았다고 설명하지만 형세로 보아 납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귀하고 비싼 소금을 많이 먹는 것이 부와 권위의 상징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이 지방 음식은 몹시 짜다고 하네요. 예나 지금이나 부와 권위가 육신과 영혼을 해치는 줄 모르고 삽니다.

▲ 지금은 양식업도 성행, 부표는 소유주를 표시한다고

스톤을 지나 북으로 이동하면 크로아티아(Croatia: 실제 발음은 크로아시야)의 두브로브니크와 달마티아(Dalmatia: 실제 발음은 달마시야. 달마시안 견종의 원산지. 섬들이 마치 바둑이처럼)사이에 보스니아가 아드리아 해안의 일부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바로 내전의 결과입니다.

▲ 보스니아에 속하는 아드리아해안. 21Km의 해안을 소유하고 나머지는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에 둘러싸여있음

발칸반도의 역사를 알면 이들의 현재와 미래가 보입니다. 발칸반도는 유럽의 동남부에 위치하며 세르비아의 발칸산맥에서 연유합니다. 이곳 국가명이 생소한 이유는 과거 유고연방에 속했고, 공산권이었기 때문입니다.

18세기에는 오스만제국과 오스트리아제국 그리고 베네치아공화국 등이 각축을 벌였고, 나폴레옹 또한 이곳에서 정복 활동을 합니다. 크고 작은 전쟁이 끊임없이 이어지다, 1912년 발칸 동맹국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오스만제국을 대패시키는 제1차 발칸전쟁이 일어납니다. 동맹국들 사이에서 영토를 분배하는 문제로 1913년 제2차 발칸 전쟁이 또 일어납니다.

다음 해 1914년 사라예보사건으로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지요. 그 이후로도 그리스-터키전쟁이 일어났고, 이탈리아가 알바니아를 점령하면서 대부분의 발칸반도는 이탈리아 지배를 받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에 추축국으로 참가하지만 연합국에 패배하면서 다시 소련의 영향아래 들어갑니다.

고대의 발칸반도는 그리스의 영향으로 일찍 문명이 발달하였지만 로마에 점령을 당하면서 고난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동로마(비잔틴)제국의 영향 하에 놓이고, 6~8세기에는 슬라브족이 들어옵니다. 현재 유럽의 화약고로 알려진 이 지역의 대부분은 당시 이주한 남 슬라브족으로 같은 민족이지요.

1453년 동로마제국이 오스만제국에 멸망을 하면서 발칸반도 전역이 이슬람을 믿는 오스만제국에 편입됩니다. 따라서 동로마제국 지배 하에서 동방정교회를 믿는 사람들과 새로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 그리고 로마 가톨릭을 믿는 사람들로 갈라집니다.

오스만제국의 원래 민족은 중앙아시아 몽골 고원에서 중국 한나라와 자웅을 결하던 흉노가 망하고 일어난 투르크(突厥:투쥐에- 우리는 중국발음을 우리식 돌궐로 사용함)족이 위촉오, 위진 남북조, 5호 16국 등으로 중국이 정신없는 틈에 중앙아시아를 평정합니다.

수나라가 중원을 통일하고 투르크(돌궐)를 치자 동서로 갈라진 후, 630년 당태종 이세민에게 동돌궐은 망하고, 서돌궐은 이슬람을 받아들이고 남서쪽으로 이동을 하지만 당나라의 3차에 걸친 서역 원정으로 657년 서돌궐도 멸망합니다.

몽골고원의 울란바토르에서 후기 돌궐이 다시 일어났는데 고구려 유민이 많이 참여합니다. 고구려가 망하자 이주한 유민들은 후기 돌궐에 유입되고 남은 고구려 유민은 나중에 발해 건국에 참여하지요. 투르크족이라고 해서 단일 민족의 개념일 수는 없지요. 실제로 흉노족, 고구려, 말갈, 거란, 여진족들이 이리저리 다 섞여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후기 돌궐도 744년에 멸망하지만, 그 후예들은 현재 중국에서 가장 독립을 원하며 투쟁을 하는 신장(新疆:신강, 위구르)의 위구르인이며, 한때 발칸반도를 지배했던 오스만제국과 현재의 터키가 바로 이 돌궐의 후예입니다. 따라서 발칸반도와 터키를 우리 민족이 지배했다는 이야기는 어불성설이고 고구려 유민들의 피가 섞여 있을 개연성은 높습니다.

발칸반도라는 이름은 오스만 제국의 지배 하에서 쓰인 말입니다. 그들은 오스만의 지배를 수치스러워하고, 아시아인들을 싫어합니다. 유럽인들이 눈을 찢는 행동은 아시아인 경멸의 표시이지요. 하긴 우리도 서양인을 곱게 안 봤지요. 서양 오랑캐라는 의미의 양이(洋夷)라고 불렀으니까요.

제가 여행을 한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는 로마 가톨릭, 보스니아는 이슬람, 세르비아계는 동방정교회를 믿기에 끓임 없이 서로 갈라지고 싸우고 증오합니다. balkanize는 ‘소국으로, 적대적으로 갈라지다’는 좋지 않은 의미로 쓰이기에 현지에서는 쓰지 않는 말입니다. 현재는 동유럽, 동남유럽으로 지칭하지요.

▲ 보스니아 마켓에 걸려있는 국기들. 아마도 가장 많이 찾는 나라인 듯. 우측이 대만국기, 여기서는 중국의 협박이 아직은,,,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

김동호 편집위원  donghokim0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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