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기 한겨레 정기주주총회 현장인터뷰
● 창간 10년간 (주주총회에서) 싸움박질만 했다. 주총 끝나고나면 스트레스 받는다. 옛날같지 않아 10년 전부터 신문도 안 본다.
* 연제철(62세, 남) : 10년 전부터 한겨레 안 본다. 주총 끝나고 나면 스트레스 받았다. 한 10년간은 주주들이 편을 갈라 싸움박질 했다. 거수로만 속전속결 일방통행식이었다. 당시 송건호씨가 (한겨레를 만들어 세상을 바꿀) 좋은 기회를 만들었는데 그를 쫓아내려는 분위기도 있었다. 이걸 어떻게 만들었는데. 별로 이익도 안 나는 회사에서 매년 임원 보수 한도액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한겨레 사정에 맞는 임금을 받고도 일할 임원을 찾아야 한다.
● 주주라고 하지만 기사를 보거나 하지는 않는다. 집식구들이 다른 신문을 좋아한다.
* 성수아(39세, 여) : 사촌오빠가 권해서 중학생 때 동생과 주주가 됐다. 20년 전부터 주총에 참여했다. 늘 주총 시간이 길어 중간에 일어나 나왔다. 주총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데처럼 대주주도 아닌데, 많은 사람들이 자기 얘기를 하고, 질의응답이 끝을 모르게 길어지고, 주최 측에서는 귀찮을 텐데... 이 회사도 대단하고. 대단한 모임과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주총이 20년 이상 연속 이어져왔다는 것도 대단하다. 끝날 때까지 앉아 계시는 분들도 대단하구. 사실 난 한겨레 구독 안한다. 가끔 찾아봐야 할 필요성을 느낄 때만 찾아 읽는다. 주주라고 하지만 기사를 보거나 하지는 않는다. 집식구들이 다른 신문을 좋아한다. 요즘은 술렁술렁 쉽게 읽고 지나갈 수는 요약된 뉴스가 있어야 한다. 한겨레도 그렇게 하면 좋겠다.
● 솔직히 지금은 한겨레에 투자한 게 아깝다. 그 돈을 딴 데 투자했으면... 그러나 한겨레가 있으니까 바른 말 할 수 있고, 이 사회가 이 정도 되지 않았는가 하는 자부심도 느낀다.
* 양양욱(75세)·구제남(69세) 부부 : 창간호를 간직하고 있다. 주총을 나온 지는 3년째다. 그 동안은 이런 주총이 열린줄도 몰랐다. 요즘은 신문 구독 안 한다. 주총 관련 우편이 온 적 없다. 주주가 세 사람이나 되는데 왜 안 왔나 모르겠다. 주총에 나오니까 감개가 무량하다. 그때 가난해서(울컥하여 눈물을 보임) 빚을 냈다. 고향이 전남이라, 지금까지 전라도 말을 안 바꿔. 부동산에 가면 말을 바꾸라 그러더라구. 전라도 사람을 거시기 하는구나, 했지. 묘자리 들어갈 때까지는 전라도 말을 쓸거다. 제대로 된 언론 있어야 한다고 해서 주주가 되었다. 막내딸은 저금통을 털어서 주주가 됐다. 하지만 지금 신문 구독 안 한다. 경제적으로 안 좋으니까 안 보게 되고, 먹고 살기 힘드니까 그냥 TV뉴스 보고 그런다. 솔직히 지금은 한겨레에 투자한 게 아깝다. 그 돈을 딴 데 투자했으면... 그러나 한겨레가 있으니까 바른 말 할 수 있고, 이 사회가 이 정도 되지 않았는가 하는 자부심도 느낀다.
인터뷰이들은 계속 말하고자 했다. 인터뷰 종료를 암시할 때까지 자기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음을 신나게 즐겼다. 주주통신원이나 한겨레온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홍보력 부족은 한겨레의 큰 약점이다. 주총에는 참여하지만 구독을 끊는 창간주주들이 많다는 사실은 한겨레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한겨레의 민낯을 볼 수 있었던 뜻깊은 현장 인터뷰였다.
10인 10색 (前) 보기 : http://www.hani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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