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끊임없이 자기 성찰과 혁신을 계속할 때 진보다, 멈추는 순간 보수가 된다.

▲ 전교조 결성 30주년을 맞아 대방동 여성프라자에서 있었던 참교육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케이크를 자르고 있는 역대 전교조 위원장들

1989년 5월 28일, 구속, 파면, 해임, 회유 등

온갖 공안 탄압을 뚫고 우뚝 서서 온갖 풍상을 맞으며 싸워온지 어언 30년, 당시 잠실여고 학생으로서 전교조 선생님들 잘려나가는 것을 막기위하여 싸우던 학생이 지금은 40대 후반의 선생님이 되어 당시 선생님들 앞에서 '전교조 수기 공모 수상'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고 있다. 그런 그도 그때의 교사들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 세월인지라.

전교조 건설 10년만에 알량한 노동2권 주더니만 해직교사들이 조합원으로 있다는 이유로 법외노조로 내몰았다. 교사들의 단결권조차 제대로 인정이 되지 않은 교원노조법이 국제 규정을 논하는 것초차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법외 노조로 내몰았던 국정농단의 주범과 사법농단의 주범들은 다 철창 신세를 지고 있는데, 그들에 의하여 내려진 '법외노조 조치'가 아직도 버젓이 살아 숨쉬는 현실을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수많은 교사들이 고통을 받고 있음에도 촛불정부를 자처하는 문재인 정부도 어쩌지를 못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다니?

최루탄 난무하는 서울 거리를 달리며 외쳤던 '전교조 합법화', 학교장, 학부모들이 난입하여 교실에서 끌어내어 팽개쳐졌던 교사들, 그들 가운데 일백 명 가까운 교사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다. 지하에 잠들어 있는 그 전교조 열사들은 이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윤영규 초대위원장, 이규삼 노조건설투쟁위원장은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이고, 40대에 깃발을 들었던 이영희, 이부영, 이수호 등등의 역대 위원장들도 백발이 성성한 몸이 되어 '참교육 삼십 돌 축하' 케익을 자르고 있다. 30돌 칼을 든 그들의 마음 또한 착잡하지 아니할까?

30대 청춘을 전교조에 몸 던져  딴에는 '참교육 운동'을 한다고 하면서 혼신을 불살랐다만 해직에, 호봉 까이고, 민노당 후원했다고 재판받아 벌금 물고, 정권과 정부의 잘못된 교육 방침을 비판하다가 또 지저분하고 짜잘한 처분들 받았다고 누구나 다 흔해 빠지게 받는 훈장 하나 없는 쓸쓸한 정년이었지. 죽어서 가져가는 것도 아니고 그게 무슨 대수랴만......

요즘은 젊은 후배들도 쉽게 할 수 있는 '학교장이 되어 참교육 학교를 키워보겠다는 열망도 다 접고 물러 앉아, 잘 하는 후배들 박수치며 격려하는 일이나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 운명이려니 여긴다.

김대중 정부 때 받은 '민주화 유공자'라는 그 인증서 한 장이 정부가 우리를 예우해 준 유일한 징표일 뿐이다. 아무 짝에도 쓸모도 없는 '민주화 유공자'

전교조를 열심히 하다 보니 간부가 되기도 하고, 혁신학교를 만들어 후배들과 학부모들과 참으로 열심히 해 왔다만 그 어떤 대가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지. 내 마음이 가는 길이고, 그게 정의이고 진리의 길이라 믿었기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던 것일 뿐.30살 전교조, 딱 한 세대가 지났음에도 아직도 '민족, 민주, 인간화'를 참교육이라 부르짖고 있고, 강령에서부터 투쟁 방식, 조직 체계 어느 거 하나 바꾼 것 없이 굴러온 전교조가 한 세대 전이나 지금이나 자기 혁신을 하지 않은 것은 또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진보는 끊임없이 자기 성찰과 혁신을 해야 계속 진보일 수 있다.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보수가 된다"며 혁신학교를 할 때 후배들을 독려했던 기억이 다시금 새롭다.

아이들과 학부모들, 다수 국민들 마음의 훈장을 달고, 아직도 못다한 참교육을 위하여 전철에 몸을 싣고, 탈핵의 깃발 울러매고, 학교로, 광화문 한복판으로 누비고 다닌다. 

편집 :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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