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태백산 금대봉 야생화

김미경 주주통신원l승인2019.06.17l수정2019.07.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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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초순 태백산 금대봉은 산행금지구역이었다. 금대봉에 가고 싶었는데 5월 16일부터나 열린다 해서 6월 초순에 다시 금대봉을 찾아갔다.

5월 초순과는 완전 다르게 온 산이 푸른 잎으로 덮였다. 딱 한 달 지났는데 그새 나무들은 온 빛을 받아들여 녹색으로 탈바꿈했다. 참으로 신기하다. 꽃이 없다 해도 그 형형한 신록만으로도 너무나 아름다운 6월 산.

두문동재 지나 초입부터 보이는 것은 지난 5월에 보았던 노란 산괴불주머니다. 여전히 같은 장소에서 무리지어 피어있다. 4월부터 6월까지 핀다하니 아직 한참을 더 볼 수 있겠다.

▲ 미나리아재비

다음으로 보이는 것은 미니리아재비다. 낮은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풀이지만 태백산 미나리아재비 꽃 색깔이 순수 노랑이라 더 깨끗하고 선명해 보인다. 5월에는 왜미나리아재비가 화려하게 반짝이는 자태를 뽐냈는데 이번엔 미나리아재비가 대신한다. 미나리아재비는 50cm 정도, 왜미나리아재비는 20cm까지 자란다니 왜 ‘왜’자가 붙는지 금방 알게 된다. 해설사 샘이 둘 다 꽃잎이 유난히 반짝거리는데 그런 꽃은 행복을 의미한단다. 미나리아재비를 보면 '우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미소가 가득 지어지니 꽃은 아무 조건없이 행복을 주는 존재인 것 맞다. 하지만 조심해야한다. 독초라고 하니...

▲ 벌깨덩굴

조금 더 가니 눈에 띄게 예쁜 보라 꽃이 보인다. 해설사 샘이 벌깨덩굴이라 알려준다. 벌이 좋아하는 꿀이 많고, 잎은 깻잎을 닮았고, 꽃이 지고나면 가지가 덩굴처럼 옆으로 길게 뻗는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그래 그런지 군락지에서는 수많은 벌들이 웅웅웅 거리며 이 꽃 저 꽃 드나든다. 너무나 예쁜 꽃이라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고 싶은데 벌에 쏘일까 조금 겁이 날 정도다.

지난 5월 현호색 군락이던 곳이 6월 초에는 이렇게 벌깨덩굴 군락으로 바뀌었다. 식물들이 공간을 나누어 쓸 뿐 아니라 시간도 나누어 쓰는 공존의 지혜를 보이고 있다(주1).

▲ 지난 5월의 현호색 군락이 6월에는 벌깨덩굴 군락으로

금대봉 정상에 가기 전 수없이 많은 쥐오줌풀을 만났다. 지난 5월 말 서리산에서 흰쥐오줌풀을 만났는데... 태백산 쥐오줌풀이 훨씬 탐스럽고 색도 곱다. 쥐오줌풀이란 천한 이름이 너무나 억울할 정도로 연분홍 꽃이 예쁘다. 향기도 좋다. 예쁜 모습과 은은한 향기에 반해 벌도 날아오고 나비도 날아와 앉았다.

▲ 쥐오줌풀

꽃쥐손이풀도 만났다. 쥐손이풀은 작년 9월 태백산 유일사 가는 길에서 만났는데 잎 모양이 쥐 손처럼 생겨 쥐 이름이 붙었지만 꽃은 정말 예쁘다. 쥐손이풀 중 꽃쥐손이풀이 가장 예뻐 꽃자가 붙었다 한다. 

▲ 왼쪽이 작년 가을 태백산에서 만난 쥐손이풀, 오른쪽이 꽃쥐손이풀

금대봉 정상을 향했다. 좁은 산길을 올라가면서 큰 나무에 가려 숨은 듯 피어있는 귀여운 종 모양 꽃을 보았다. 검은종덩굴인줄 알았다. 검은종덩굴은 색이 검은 자주이고, 꽃이 종 모양이라 검은종이란 이름이, 가지 끝 작은 잎은 덩굴손으로 변하기도 해서 덩굴이란 이름이 붙었다 한다. 쥐방울덩굴(주2)이라 이름 붙이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사)숲과문화연구회 이덕근 숲해설가께서 요강나물이라 알려준다. 검은 꽃봉오리가 요강(?)처럼 생겨서 요강나물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헉~~ 쥐방울을 피했다 했는데... 요강이라니... 이덕근 해설가는 꽃은 많이 비슷하지만 두 식물의 가장 큰 차이는 검은종덩굴은 덩굴성을 보이며 3m 정도 자라고 요강나물은 덩굴성 없이 직립성으로 1m 정도 자란다고 알려준다. 그런 직립성 때문에 요강나물을 서있는 종나물이라 해서 선종나물이라고도 부른다. 선종나물이란 이름이 요강나물보다 훨씬 좋다. 나물이란 이름이 붙었지만 이 꽃도 조심해야한다. 독초다. 

▲ 요강나물(선종나물)

깊은 산속에 산다는 큰앵초는 금대봉 정상에서 만난 등산객이 알려주었다. 오늘 만난 큰앵초 중 색이 가장 곱다고 꼭 보라며 정상아래 구석진 장소까지 데려가 보여주었다. 앵초는 한문으로 櫻草(앵초)라 하는데 櫻(앵)은 앵두나무와 벚나무를 말한다. 꽃잎이 앵두꽃이나 벚꽃을 닮아 앵초라 불린다 한다. 앵초는 이름에서 앵~ 토라진 깍쟁이 같은 느낌을 주지만 자주색 꽃은 자신을 아낌없이 열어 우리를 환하게 맞이한다. 큰앵초는 앵초에 비해 꽃가지가 길고 잎이 크다. 두 꽃 구분을 확실히 못했는데 이호균 주주통신원께서 알려주셨다.   

▲ 큰앵초

해설사 샘이 찾아보라고 하신 광대수염 군락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이름 그대로 꽃 끝이 광대수염처럼 올라갔다. 흰색도 있고 연노랑색도 있다. 생긴 모습이 웃겨서 광대가 웃기지 않아도 '풋' 하고 웃음이 나온다. 

▲ 광대수염

풀솜대는 ‘솜대’를 닮은 풀이라 이름 붙었다. 솜대는 대나무류 식물인데 새싹이 나올 때 하얀 솜 같은 가루가 달려 이름 지어졌다 한다. 내 눈엔 흰 솜이 나풀나풀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흰 별이 초랑초랑 달려있는 것만 같다.

▲ 풀솜대

잎은 미나리를 닮았고 꽃은 냉이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미나리냉이는 구수한 이름과 달리 잎은 순백으로 맑고 술은 연둣빛으로 물들어 나도 벌도 그냥 지나칠 수 없을 만큼 청초하다.

▲ 미나리냉이

금대봉에서 대덕산 가는 길 전호는 군데군데 작은 군락을 형성하고 있었지만 대덕산 정상에는 허리 높이의 전호가 산등성 하나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마치 산행에 지친 우리를 안아주듯 그 너른 품이 풍요롭다. 많은 여성 등산객들이 전호길 사이사이로 들어가 소녀시절로 돌아간 듯 까르륵 거리며 사진을 찍는다. 모두에게 행복을 주는 전호군락이다.

▲ 전호 군락
▲ 대덕산 정상과 정상 바로 아래 전호 군락

마지막으로 보여주고 싶은 꽃은 민초라 불리는 끈질김의 대명사 민들레다. 동네 아무 곳에나 자라는 흔한 꽃이지만 산속에서 핀 민들레는 색이 더 진한 것 같다. 흰색 민들레 꽃씨(주3)는 손으로 툭 건드리기 미안할 정도로 완벽한 구형의 미를 보여준다. 민들레 꽃말은 행복과 감사라고 하니...

하루 종일 꽃을 보며 행복했다. 행복함을 준 꽃들에게 감사하고, 그 행복함을 옆에서 함께 나눈 가족이 있음에도 감사한다. 올 8월 17일 (사)숲과문화연구회에선 태백산으로 여름 숲 탐방을 간다. 두문동재에서 대덕산을 향해 가지 않을까 싶다. 그 땐 또 어떤 야생화들이 우릴 반겨줄까?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그 때도 우리 가족 세 명이 함께 가는 산행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면서...

- (주1) (사)숲과문화연구회 임주훈 숲탐방위원장의 말을 옮겨왔다.

- (주2) (사)숲과문화연구회 차미숙 숲해설가께서 쥐방울덩굴이란 식물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쥐방울덩굴 설명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74XXXK009883

- (주3) 이호균 주주통신원께서 '홀씨란 식물이 무성생식을 위해 홀로 발아한 생식세포를 말하는 것으로 고사리 종류와 같은 민꽃식물의 포자를 가리키는 것이다. 민들레는 씨앗을 통해 번식하므로 민들레 홀씨가 아니라 민들레 꽃씨라고 써야 맞다.'고 알려주셨다.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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