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속의 풍경 블레드 호수와 수도 류블랴나
슬로베니아는 북서쪽으로는 중앙 유럽인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헝가리와 접해있고, 남동쪽으로는 크로아티아에 둘러싸여 있는 약 2만 ㎢의 작은 나라입니다.
지정학적으로는 알프스산맥의 동쪽 시작지점이고 발칸반도의 가장 북쪽에 위치하여 천년을 게르만, 라틴, 슬라브 문화가 만나는 요충지였습니다.
1992년 유고연방에서 크로아티아와 함께 독립하였고, EU 회원국입니다.
2015년 자료에 따르면 인구는 약 2백만 명, 일인당 국민소득은 약 2만 달러입니다. 슬로베니안이 89%이고 57.8%가 로마 가톨릭을 믿는 가톨릭국가입니다. (위키백과 참조)
슬로베니아에서 결코 지나쳐서는 안될 곳이 블레드(Bled) 호수입니다. 합스부르크 왕조시대에 황실 가족의 휴양지였던 이곳은 알프스의 만년설이 녹아 흘러들어온 동화 속 그림 같은 빙하호가 있고, 절벽 위에는 블레드 성이 호수를 굽어보고 있습니다.
블레드 고성은 원래 방어용 로마식 탑이 있었는데 중세기에 들어와 부단한 건축과 개축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오후 늦게 도착하여 성을 둘러보고 운치 있는 성안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다음날 다시 블레드 호수를 찾았습니다. 블레드 호수는 주위 산책로가 6Km 정도라고 합니다. 천천히 걸으면 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여유 있는 여행자라면 걸어볼 만합니다.
슬로베니아에서 유일한 섬이라고 하는 블레드 섬으로 전통 보트인 플레트나(Pletna)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섬 안에는 15세기에 건설된 성모 승천 성당이 있습니다. 보트에서 내리면 99개의 계단이 기다리고 있고, 위로 올라가면 52m의 탑이 파란 하늘을 가리킵니다.
성모 승천 성당의 종을 세 번 울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특히 신랑이 신부를 업고 99계단을 올라가 종을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그런데 신랑은 소리를 내면 안 된다고 합니다. 아마도 영원한 사랑을 원하면 묵언수행을 하라는 가르침이거나, 말로 이길 수 없는 존재도 있다는 깨달음을 주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54Km를 이동해서 수도 류블랴나로 갔습니다. 인구 30만 정도의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입니다. 슬로베니아는 왠지 아름다운 사랑이 이루어질 것 같은 느낌입니다. 국가 이름에 LOVE가 들어가는 유일한 나라(Slovenia)라고 합니다. 수도 류블랴나는 슬로베니아어로 ‘사랑하다’란 어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프레셰렌 광장을 찾는 모든 사람은 시인이 평생을 사랑했던 율리아를 흠모합니다. 법학과 철학을 전공한 가난한 청년 프레셰렌은 어느 날 교회에서 율리아를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그는 끝없는 구애의 글을 보내지만, 신분의 차이와 집안의 반대로 결혼을 못 하고 율리아는 프레셰렌의 동창이며 귀족인 남자와 결혼을 합니다.
실연의 상처는 프레셰렌을 만인이 사랑하는 민족 시인으로 만들었고, 슬로베니아 국가인 축배도 그의 시입니다. 시인이자 법률가로 크게 성공했을 때, 평생을 짝사랑했던 율리아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프레셰렌은 지금 이 순간도 멀리 떨어져 그녀만 바라보고 서 있습니다.
시정부 광장 주변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젊은 시절 일을 했다는 Pub이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꿈과 사랑과 낭만이 넘치는 작은 나라 슬로베니아!
편집 : 박효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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