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베의 노림수 - 신의 한 수인가, 외통수인가, 자충수인가

심창식 편집위원l승인2019.07.16l수정2019.07.18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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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정부가 드디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21일 실시되는 참의원선거용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차제에 한국에 본 때를 보여주겠다는 심보가 저변에 깔려 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후 일본 정부가 보인 행태를 보면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해상자위대 초계기 사건으로 살짝 간을 본 아베 정부가 이제 본격적인 경제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되는 시나리오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아베 정부의 노림수가 신의 한수가 되는 경우이다. 수출 규제 등의 경제 보복을 통해 한국경제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한다. 참의원 선거 이후에도 이 압박을 지속한다. 일본 기업도 같이 피해를 본다는 우려와 더불어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지만 그에 불구하고 압박을 멈추지 않는다. 한국 내에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난다해도 그 정도로는 일본에게 별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

그렇다고 한국 경제가 침몰하지는 않겠지만 문재인 정부로서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여건에서 아베의 압박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 초래되고 내년 총선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결과 코너에 몰린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판결과 관련하여 일본이 원하는 방식의 양보안 내지는 절충안을 제시하는 경우이다. 일본은 그 기회를 이용하여 한일간에 얽힌 문제를 손 안대고 코 푸는 식으로 일괄타결하려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베는 신의 한 수를 둔 셈이 된다.

▲ 역사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라

둘째, 아베가 노리는 건 문재인 정부를 외통수에 빠트리는 것이다. 외견상으로 볼 때 문재인 정부는 외통수에 걸려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외교적 공세는 단기간의 성과를 내기 어렵고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역사적 공세는 수세로 전환되었으며 경제 보복은 속수무책으로 진행되고 있다. WTO에 제소한다해도 판결에 1년 이상 걸리고 판결이 난다해도 구속력은 없다. 미국에 호소하여 한미일 동맹에 위협이 된다고 하소연을 한다해도 별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약삭빠른 아베정부는 이미 작년부터 미국과 한국을 이간질하고 있었다. 한국이 한미일 동맹보다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북아질서에 동조하고 있다고 미국에 꼬드긴 것이다. 게다가 미국 입장에서 일본과 한국의 진흙탕 싸움에 끼어들 이유는 없다. 일본을 말리는 척은 하겠지만 실효적인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트럼프는 한일 갈등을 이용하여 한국과 일본을 더욱 자기 입맛대로 다루고 제 잇속을 채우는 데 활용하려 할 것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지 못하면 한국 정부는 외통수에서 빠져나오기 힘들다. 이를 통해 아베 정부는 한국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역사적 피로'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를 바랄 것이다. 그러나 사태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 경제 보복이 한국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하고 있지만 칼날이 부메랑이 되어 아베정부와 일본이 외통수에 빠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셋째, 아베의 노림수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아베가 자충수를 두게 되는 경우이다. 아무리 아베가 간교하고 술책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역사의 흐름을 역행할 수는 없다. 트럼프가 중국을 다루는 방식에서 아베가 힌트를 얻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이 아니며, 한국도 중국이 아니다.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를 일본과 한국의 관계에 대입시키려 하는 것은 역사적 패착이다. 그 패착을 알게 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그 패착이 어떻게 아베에게 타격을 입힐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국 경제와 일본 경제가 얼마나 요동칠지도 변수이다. 

▲ 현재에도 살아있는 과거

첫 번째와 두 번째의 경우가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한국인은 없다. 문재인 정부와 한국사회는 그런 결과가 되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일 것이다. 반면에 아베정부와 일본은 그 두 가지 경우가 진행되기를 손꼽아 기다릴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전방위 압박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아베는 자신이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다 꺼내들 것이다. 최후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서 그럴 것이다.

우리로서는 세 번째 경우가 현실이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우의 수가 현실이 될 확률도 배제할 수 없다. 거기에는 가정이 있다. 한국 정부가 이 난국을 타개할 절묘한 수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그렇다는 것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한겨레와의 인터뷰(7월13일자)에서 문재인 정부가 한-일 경색 국면을 뛰어넘을 과감하고 대담한 제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제2의 한일파트너십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일파트너십 선언(1998년)을 하면서 역사문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것을 뛰어넘었다."면서 역대 진보정권의 실용외교를 참고할 것을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사면초가에 내몰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은 지지부진하고 경제는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는 판이었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한-일 갈등 상황을 타개할 '과감하고 대담한' 발상의 전환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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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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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형식 2019-07-16 19:51:10

    최종적으로 미국과 일본이 짜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까 걱정됩니다
    미국이 북한을 침공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특별한 지혜가 요구됩니다
    북한과 함께 하루라도 빨리 영세중립국을 선포하든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신고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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