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 왼쪽 민주노총 소속으로 이주노동자 인권을 위해 힘쓰고 있는 네팔인 우데 라이씨


산다는 것


사는 것 참 쉽지 않다.
산다는 것 그리 어렵지도 않다.
흔히 무엇을 하고 사느냐 묻고
답하며 살고 있다.
내 것이라 챙겨 볼까?
아니 내 삶의 유익을 구해 볼까?
그러고 있으면 저만치 달아나는 것들
그것은 나를 애달프게 하고
아니다.
이것은 사람들에게 좋아
이것은 많은 사람이 행복해할 일이다 하면
나보다 먼저 손내밀어 나를 돕는 사람들
참, 이상했다.
처음 그 경험을 할 그때는
그러나 지금 너무 모자라다 믿고
나를 좀 더 살찌게 하고
나를 좀 더 넉넉하게 하자니
자꾸만 삶이 벅차고 버겁다.
왜일까?
아직도 답은 멀다.
그래도 미리 여러 차례 보았던 것들로
난 오늘도 다시 행복하다 믿으려 한다.
며칠 동안 일곱 명의 네팔이주노동자들이
몸은 두고 영혼만 챙겨서 히말을 넘어갔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대한민국
나는 오늘 식당 문을 닫고 쉼터로 간다.
그들의 주검 앞에 고개 숙이며 
삭발한 머리를 조아린다.
옴마니 반메홈!
옴나마 시바헤!

▲ 네팔 이주노동자들과 유학생들이 함께 모여 네팔 희생자에 대한 위로와 기원을 하는 장면
▲ 네팔 이주노동자들과 유학생들이 함께 모여 네팔 희생자에 대한 위로와 기원을 하는 장면


★ 작년 이맘 때 연이어 노동현장에서 죽어가는 네팔이주노동자들을 생각하며 사색에 잠겼습니다. 귀한 생명 그리고 그들의 꿈과 삶이 산 사람들에게 옮겨지던 날들이겠지요.

편집자 주 :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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