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양 여운형 선생 72주기 추모식에서

▲ 추모사를 하고 있는 (사)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이부영 이사장


    <몽양 선생 추모시> 

 끝나지 않은 혁명

                     

선생님께서 흉탄에 쓰러지신지 올해로 72년

요즘 일제 전범의 외손자가 저리 날뛰는 것을 보니 선생님이 더욱 그립네요

집이 날아가고

몽둥이와 총탄이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칠흑 속에서도

자주, 독립, 융합, 통일의 염원을 놓을 수 없었던 민족의 큰 어른

열 두 번이 아니라 백 이십 번이면 어쩌겠는가

일제를 물리치고 오직 하나 된 자주 독립의 나라를 향한 단심

빨갱이, 좌파, 기회주의자, 민족주의자 등

남들이 뭐라고 부른들 그게 무슨 대수이겠는가

그 꿈을 이룰 수만 있다면

열길 불구덩이라고 한들 못 건널손가

카이젤 수염 흩날리며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인들 못 하겠는가

반상귀천, 남녀구분 케케묵은 봉건의 관념쪼가리들 죄다 벗어던지고

오직 한 생명으로서 존귀한 동포들이거늘

수십 명 노비들 문서 태워 풀어주고

빚 문서도 다 태워 날리며

자유, 평등, 박애, 해방 그리고 희망 세상의 꿈을 꾼다

시원스런 이마에 잘 생긴 외모만큼이나 통큰 결단

넘치는 해학과 낙천적 기질로 누군들 꺼리겠는가

유창한 외국어에, 사서삼경, 기독교, 사회주의, 공산주의까지

교육자, 종교인, 계몽운동가, 언론인, 체육인, 정치인, 혁명가......

선생님께서 품고 있는 수완과 문리의 깊이는 대체 어디까지였는지요

일본제국 조야의 내각 대신들 향해 조선독립의 변을 일갈하는 사자후는

어디에서 연유하며, 해박한 지식에 세상을 밝히는 명쾌한 논리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그 배포까지

고단한 우리 겨레를 궁휼히 여기시어 하늘이 선생님을 내려 보내주심이다

당장 단물 몇 술 짜 먹고 마는 수숫대가 아닌

‘융합된 합리적 이상 사회’를 세우는 그날까지

마르지 않는 샘으로 그윽하라고

선생님께서 누워 계신 우이동 비탈을

남북으로 동서로 오고가는 구름들은 비바람을 몰고 와 뿌려준다

자주 통일, 평등, 박애, 복지의 낙원의 꿈이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그 샘이 마르지 않아 삼일혁명 일백 년을 맞아 우이동 솔밭 나무들 더욱 푸르러

이제는 문재인도, 김정은도, 트럼프도 금단의 땅을 넘는다

남녘과 북녘 구분 없이 모든 겨레가 추앙하는 몽양 선생님

남북 팔 천만 겨레가 이제 조금씩 선생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네요

선생님을 품고 있는 도봉산 병풍바위 화강석이 오늘 따라 더 반짝이고

우이동 소나무들도 더욱 싱그럽네요

 

▲ 몽양 여운형 선생 서거 72주기를 맞아 우이동 묘소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화환을 보내 추모했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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