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아이

어느날 아침 아이의 울음소리 우렁찼네.
장대비 속에서도 우렁찬 울음소리에 웃음소리도 함께 들렸다네.
그리고 세월 속에 하루 이틀 사흘 날들이 가고
.
.
.
어른이 된 아이가 다시 아이를 낳고
엉엉 울었네.
세상 참! 세상 참!
속으로만 울려퍼지던 울음이 그친 날
그 오래된 아이가 지구를 들이 받아버렸네.
우주를 받들며 단단히 뭉쳐진 아이는 왜 그렇게 지구를 깨부수고 싶었을까?
사람들은 가끔 지구를 들고 놀지.
사람들은 가끔 자신이 밟고 선 지구를 부둥켜안지.
그리고 끝끝내 지구가 되어버리지.
어제도 한 시인은 지구의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영혼을 다 바쳐서 지구로 귀환해버렸다네.
시인 한 사람 그 이름 김기홍!
시인의 아우는 문상을 마친 시인들이 향이나 피우고 아우시인 김기홍!
형님시인 김기홍과 이승에 작별을 하려는데 작별의식처럼 한마디 거들었네.
"어젯밤 꿈을 꿨어요. 좋은데 가셨을 거에요. 풍광 좋은 곳에서 물 맑은 곳을 바라보고 계셨거든요"
그래요. 기홍이 형! 영면을 빌어요.

★시인 김기홍은 철근공으로 생을 살다간 노동자 시인으로 지난 7월 26일 장대비가 내리던 이른 아침 살던 아파트 9층에서 계단을 내려와 8층에서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편집자 주 : 김형효 시인은 1997년 김규동 시인 추천 시집 <사람의 사막에서>로 문단에 나왔다  <사막에서 사랑을> 외 3권의 시집을 냈다. 산문집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를 걷다>, 한·러 번역시집<어느 겨울밤 이야기>, 2011년 네팔어, 한국어, 영어로 네팔 어린이를 위한 동화 <무나 마단의 하늘(네팔 옥스포드 국제출판사)>외 2권의 동화도 출간했다. 네팔어 시집 <하늘에 있는 바다의 노래(뿌디뿌란 출판사>도 출간했으며 현재 한국작가회의, 민족작가연합 회원이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형효 주주통신원  Kimhj00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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