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의 그림과 나 [35] 내 친구 염양호
2022-11-04 박재동 주주
염양호는 4학년 때부터 5학년까지 같은 반이었다. 서로 죽이 맞아 늘 같이 붙어 다녔다. 양호집에 가서 늦도록 깨가 쏟아지게도 놀았다. 우리가 하도 친하게 지내자 철공 기술이 있는 양호의 형이 우정의 징표로 한 뼘 크기의 작은 단검을 두 개 만들어 주었다. 우리는 단검을 늘 매만지면 소중히 간직했다. 6학년이 되자 반이 달라지고 말았다. 반이 갈리면 우리의 우정도 끝나는 것이다. 반편성 발표 날 우리는 불가항력의 운명 앞에 둘이 말없이 목조건물 나무벽에 단검을 툭툭 던져 꽂을 뿐이었다. 이 그림은 양호네 집에서 그런 것이다. '고놈히'는 양호가 쓴 것이다.
편집 : 김미경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