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동의 그림과 나 [98] 고모 먹으로 그린 그림

2023-02-02     박재동 주주

고모 먹
만화는 주로 잉크가 아닌 먹으로 그리는데 동네 문방구 먹은 너무 질이 나빠 푸석 푸석 부서지는 판이었다. 좋은 먹은 너무 비싸 어머니께는 입도 벙긋 못할 지경이었다. 조선방직공장에 다니는 나보다 3살 많은 무출이 고모가 생각났다. 고모 자취방까지 한 시간 넘게 걸었다. -고모야. 만화를 잘 그리려면 먹이 좋아야 되거든... -그래... 얼마 하니? - 백 원 그리곤 아주 잠깐 고민을 정리하고는 -알았다. 그때 버스비가 3원 정도였으니 큰돈이었다. 게다가 시골서 내려와 얼마 안 되는 월급으로 자취하며 돈을 모아야 되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위 그림은 그때 그린 그림으로 고우영 선생(당시는 추동성)의 만화 주인공 화동이의 도우미 턱없는 무사 대종과 스승님이다. 독자란에 보내려고 그렸지만 보내지 않았다. (중2 그림)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