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휴전선에 비단길을 내러 가다!

미국놈 믿지마라 일본놈 일어선다

2023-03-02     고은광순 객원편집위원

들려오는 뉴스들이 뒤숭숭했다. 윤석열이 후보 때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변화시킨 남북관계를 원점상태로 되돌리겠다고 기세가 등등하더니 이후 완전히 릴레이 바톤을 받아쥐고 뒤돌아 뛰는 선수처럼, 북을 주적으로 규정하고는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부나방처럼 전쟁을 향해 뛰어들고 있다.

 

<꿀 떨어지는 사이, 미국과 일본>

미국은 이때를 놓칠세라 일본을 부추겨 재무장하게 하고 한국과 일본을 묶어 미국의 하수로 자리 잡게 하고 있다. 지난 1월 13일 바이든은 백악관에 초대한 기시다 일본총리의 어깨를 다정하게 감싸 안았다. 바이든은 꿀 떨어지는 눈으로 기시다를 바라보며 ‘당신은 진정한 지도자이며, 진정한 친구'("You are a real leader, a real friend")라고 부추기고 역사적인 군비확충을 결정한 일본에 대해 '미국은 진짜 완전히 확실한 동맹'("Let me be cristal clear. The U.S. is fully, thoroghly, completly committed to the alliance")이라고 강조 또 강조헸다.

미국은 일본에 핵폭탄을 던진 후 놀랍게도 5년 여 만에 꿀 떨어지는 관계를 맺었다. 한국전쟁 중이었다. 1951년 미국은 수십 년 간 피해를 입은 당사국들이 없는 장소에서 일본이 저지른 모든 범죄에 면죄부를 주었다. (2023. 1. 13일. 바이든이 일 총리 기시다에게 진한 우정과 신뢰를 표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관계는 진짜 이상야릇하다. 인류역사상 전쟁하며 핵을 던진 유일한 ‘철천지 원수관계’ 아닌가? 어떻게 저들은그런 관계를 청산하고 전쟁이 끝나자마자부터 지금까지 ‘찐 친구’로 지내게 되었을까?

미국은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을 터뜨렸다. 25만 명 내외가 사망했다. 19세기 말, 조선의 동학도들을 다량 살해하는 것을 시작으로 반세기 넘게 아시아에서 수천만 명을 살해하며 약탈을 일삼았던 일본. 수운 최제우가 동경대전에서 ‘개 같은 일본을 조심하라’라고 세 차례나 언급했던 그 징그러운 일본은 미국의 핵폭탄으로 반세기 동안의 살육과 약탈에 종지부를 찍었다.

 

<철천지 원수가 갑자기 예뻐진 까닭은?>

그렇게 일본을 무너뜨린 미국. 그런데 미국과 일본의 그 최악의 관계는 순식간에 꿀 떨어지는 관계로 바뀌었다. 점령군으로 입성한 맥아더에게 일본사람들은 ‘당신의 자식을 낳고 싶다는’ 다수의 편지를 포함해 50만 통 이상의 팬레터를 보냈다. 워싱턴포스트 전직 기자 스털링 시그레이브와 그 아내가 십여 년을 추적해 출간한 '야마시타 골드'에는 일본의 왕실이 필리핀에 175개의 동굴을 파고 묻은 엄청난 금괴 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 패전 직전 그 금은보화는 모두 일본으로 옮겨졌는데 그 중 몇 개의 보물동굴이 미국에 상납되었다고 한다. 소련은 일본의 전쟁범죄에 대한 벌로 일본의 분할을 요구했지만 불편한 소련을 이웃에 두고 싶지 않았던 미국의 트루먼은 일본에 많은 군사기지를 확보한 뒤 한반도를 분할시켰다. 1950년 분할이 된 한반도에서 내전이 일어났다. 미국은 일본군(기뢰를 제거하는 소해 부대)을 한국전에 끌어들이고 애당초 분할했던 38선과 비슷하게 선을 긋고 전쟁을 잠정 중단시켰다. 70년 전인 1953년의 일이다.

그런데 남북이 한창 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던진 지 5년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그들은 뜨거운 밀월을 즐기고 있었다. 존 포스터 덜레스, 윌리엄 B. 세발드 등은 부부동반으로 일본을 방문해 일본 총리 시게루 요시다를 만나 활짝 웃으며 악수를 나누었다. 그들의 아내는 기모노를 입고 일본 여성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들은 이미 점령국과 피점령국의 관계를 벗어나 있었다.

 

<항복한 일본에 곧바로 완전 면죄부를 준 미국>

이때부터였을까. 2월에 부부동반 일본여행을 했던 미국 관리들은 일본과 연합국 간의 적대관계를 해소하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을 준비하면서 3월에 공식조약 초안을 작성하고 9월에 미일 안보조약을 맺을 때 피해자인 한국, 북한, 중국을 배제한 채로 일본에 대한 책임을 전혀 묻지 않고 면죄부를 주었다. 미국의 패권을 위해 일본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다고 판단했기에 일찌감치 '아끼는 부하'로 자리매김을 해 둔 것이다. 일본이 식민지배를 ‘은혜’로 알라고 뻗대는 이유는 이렇게 일찍부터 미국이 그들의 뒷배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버마 등과 달리 한국의 강제징용 청구권 문제니,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패권유지를 위해서는 '사이좋은 일본과 한국'이 필요하다>

미국은 일찌감치 일본과 한국이 손을 잡고 미국의 만만한 부하가 되기를 희망했다. 일본의 기술력은 한국을 여러모로 능가하고 있었으므로 중대장을 시킨다면 일본을 시키고 한국은 일병, 이병의 위치에서 말을 잘 들으면 될 것이었다. 문제는 한국의 반일감정이 오래도록 사그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윤미향이 오래도록 이끄는 일본군 강제위안부 대책위 등의 활동이었다. 미국의 처지에서 보면 1992년부터 시작되어 지구상에 가장 긴 시위로 자리매김한 수요시위는 눈엣가시와 같은 것이다. K CIA로 불리우는 국정원이 일본의 극우들에 윤미향의 방일 일정을 알려주고 윤미향을 곤경에 빠뜨리려고 했던 일, 국힘당 적폐들이 쓰레기 기자들을 앞세워 윤미향의 국회 입성을 방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일 따위는 이렇게 미국의 패권전략과 얽혀있다.

 

<전쟁을 해야만 먹고 살게 된 미국의 대통령이 하는 일은?>

미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전쟁 국가다. 전쟁하지 않은 시기는 1776년 건국 이래 제럴드 포드의 임기 말년, 카터 4년 등 5년뿐이다. 전쟁은 무기 시장을 활발하게 만들고 무기 경제를 부흥시킨다. 물론 다른 산업은 쇠퇴하지만, 무기회사는 상관할 바 아니다. 로비스트들은 온 정가를 휘젓고 다닌다. 전쟁에 져도 무기회사는 이익을 남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돈을 버는 무기회사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며 무기를 후원한다는 바이든이 고맙기는 하지만 전쟁이 끝날까봐 걱정이다. 미국의 대통령은 무기 경제를 위해 다음 전쟁 장소를 물색해야만 할 처지다.

세계최대의 미국기지가 대한민국 평택에 있다. 한국을 지켜준다는 ‘마약’과 같은 말에 친미반공을 국시로 한 독재정권에 길든 한국민은 미국이 세상천지에 둘도 없는 우방인 줄 알고 있다. 미국 덕분에 종전이 되지 않고, 미국 덕분에 70년 분단이 700년이 되고 7000년이 되게 생겼는데도 말이다. 미국은 평택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으며, 무기 시장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영원히 분단된 한반도야말로 미국의 꿀단지 노릇을 톡톡히 하게 될 것 아닌가 말이다.

 

<미국놈 믿지마라. 일본놈 일어선다>

선조들이 우리에게 주신 보물 같은 말씀이 있다. “미국놈 믿지 마라, 일본놈 일어선다.” 휴전 후에 태어난 내가 어려서 종종 듣던 말이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들어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가 징검다리가 되어 젊은이들에게 전해주어야 할 말이다. 안보를 추구하며 무기만 사들이는 것은 쾌락을 추구하며 마약에 탐닉하는 것과 같다. 몸과 영혼을 탈탈 털리는 마약처럼 ‘압도적인 전쟁 준비로 평화를 찾겠다’라는 어리석은 발상은 결국 분단, 결국 죽음을 초래할 것이다.

선조들은 분명히 알고 있었다. 외세라고 하는 존재들이 우리 땅에서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그래서 삼일절을 맞아 우리는 휴전선에 비단길을 내기로 했다. 웬 비단길? 30여 년을 도망 다니며 제자들과 개벽 세상으로 가는 길을 닦던 해월에게 지친 제자들이 물었다.

“대체 개벽 세상은 언제 옵니까?”

“먼 산이 검어지고 길에 비단이 깔릴 때, 만국과 통상하고 만국의 병마(군대)가 다 돌아갈 때가 그때이니라.”

옥천군 청산면 삼방리. 내가 사는 동네에 그려 넣은 벽화다. 해월은 길에 비단이 깔리고 만국의 병마(군대)가 다 나가는 날 개벽세상이 열린다고 말씀하셨다.

 

분단 속에 돈과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자들은 영구분단을 원할 것이다. 미·일의 식민지가 된다 한들 그들에게는 아쉬울 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가 한다. 3월 1일 우리는 첫 삽을 떴다. 수십개의 깃발에 척양척왜, 미국놈 믿지마라 일본놈 일어선다는 글이 바람에 나부꼈다. 외세가 지켜주는 안보는 안보가 아니더라. 마약과 같이 결국은 전쟁, 결국은 분단, 결국은 죽음을 초래할 뿐이라는 것을 이제 우리는 안다. 이제 우리 시민의 힘으로 분단을 넘어설 것이다.

3월 1일 임진각에서 통일교로 행진하는 시민들. 100개 가까운 깃발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미국놈 믿지마라 일본놈 일어선다. 올라가자 내려와라 밤새도록 놀아보자. 민족개념 1도 없는 아주 바보 윤석열, 척양척왜!

 

종전협정 당장 하라! 평화협정 당장 하라! 가짜"유엔사" 해체하라! 개성공단 재개하라! 외국군대 물러가라!

 

우리가 전쟁 중일 때 일본과 꿀 떨어지는 관계를 맺었던 미국. 저들은 6년 만에 친구가 되었는데 3년을 싸운 남북을 70년 간 원수로 살라고 하는 미국. 700년 7,000년을 원수로 살라 하는 미국을 당신은 아직도 우방으로 생각하시는가? 우리가 마음을 내어야 한다. 통일할 결심. 마. 침. 내!!!

 

편집 : 고은광순 객원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