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팽목항
극락왕생하소서
2023-04-30 최성수 객원편집위원
2023년 4월 24일
전라남도 진도 팽목항
장대비도 이슬비도 아닌
가랑비 옷깃을 적신다.
바람 소리 파도 소리
숨을 죽인다.
발걸음 소리 간데없고
뱃고동 소리만 부~응
2014년 4월 16일
진도군 병풍도 앞바다
세월호와 함께 수장된 304명의 혼령
꽃망울을 채 터트리지 못한
고 2년생들
넘치는 열정을 불태워보지도 못한 채
탐라의 나라 제주행 배 안에서
저 세상으로 직행한 꽃들이여
차오르는 물을 피하려 얼마나 허둥댔나
목에 찬 물을 내뿜으려 얼마나 힘들었나
어쩔 수 없이 물귀신이 되어버렸나
아니다. 물귀신이 아니다.
안타까이 진 꽃이다.
졌다고 꽃을 잊을 소냐
극락에서
하늘나라에서
고통도 괴로움도 없는
복된 삶을 누리소서.
편집 : 최성수 객원편집위원, 심창식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