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팔순잔치

2024-04-24     김혜성 객원편집위원

사람은 살아 있는 동안 3번의 큰상을 받는다고 한다. 한번은 태어나서 받는 첫 돌 생일상, 두 번째는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첫 출발이라는 의미로 결혼식상, 세 번째 상은 60갑자가 다시 돌아왔다는 환갑(회갑)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수명이 늘어나면서 환갑은 서서히 사라져가고 가족 친지들이 모여  팔순 잔치를 경축하는 추세이다. 팔순을 맞이하는 어르신의 한생을 함께 추억하고 앞으로 맞이하게 될 미래를 그려가는 것이 의례 행사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팔순 잔치가 명절이고 기쁜 날인 것은 아니다. 특히 부모·형제를 가슴에 묻고 살아가는 탈북자들에게 명절이 상처이고 슬픈 날이듯이 탈북자 어르신들의 팔순 잔치도 그런 날 중의 하나이다. 탈북 어르신들의 팔순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자식들에 대해 미안함으로 더욱 아픈 날이기도 하다.

자식을 위하여 최선을 다한 아버지 어머니의 평생이지만 그 자식들을 가슴에 묻고 지내는 탈북민 어르신의 팔순 잔치를 위하여 사단법인 통일 지향 협의회 회원들이 뭉쳤다.

 

 통일 지향 협의회는 지난 수년간을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과 대한민국 향토 음식문화 전파를 위하여 노력하였다. 이번 팔순 잔치에서 북한 음식을 준비한 사람들도 대한민국 향토 음식문화 대회에서 음식 명인과 음식대가 칭호를 받은 유명한 향토 요리사들이다.

대한민국 음식대가 10여 명을 배출한 통일 지향 협의회는 이번 팔순 잔치도 북한의 향토 음식문화와 회갑 잔치의 풍속을 살려 집에서 팔순 잔칫상을 차려드리었다. 건드리면 터질 것만 같은 아픔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지만 이날만은 슬픔을 감추는 기색이 역력하다. 친자식의 마음으로 웃고 떠들면서 어르신의 옷을 챙겨드리고 예쁘게 화장해드리며 준비하였다. 어르신이 가슴에 묻은 자식들을 대신하고 3만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성을 담아서 큰절을 올리고 술잔을 부어드리고 노래를 불러드리었다.

이번 팔순 잔치 행사는 통일 지향 협의회 유정숙 대구본부장의 주최로 대구시의 북한이탈주민들이 함께하였다. 또한 이향란 회장과 김 미 해수 석 부회장이 이끄는 통일지향 협의회 본부가 후원하였다. 이완숙 부회장, 예천 김영숙 본부장, 경남 윤순희 본부장, 포항 김원철 본부장, 류명숙 지부장, 김 명 나 지부장 등 여러 명의 핵심 인물들이 팔순 잔치를 위하여 밤을 새워가며 준비하였다. 자유를 위하여 목숨 걸고 떠나온 수년간을 함께 추억해주고 통일된 그날 꼭 함께 고향에 가자는 아름다운 약속을 하면서 팔순 잔치를 마무리하였다.

편집 : 객원편집위원 김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