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마음
2024-07-06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지금은 남아있지 않지만 오래 전에 쓴 시가 있습니다. 날짐승도 들짐승도 궂은 날에는 제 보금자리에서 쉬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만 폭우와 폭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밥벌이를 위해서 뛰어다닌다는 내용이었지요.
처마밑의 제비집을 보고, 그것이 잘못된 생각임을 알았습니다. 먹이가 거의 없었을 텐데도 부모제비가 장대비를 맞으면서 끊임없이 먹을 걸 물어 날랐습니다. 그 모습이 낯설어서 우산을 받쳐 들고 지켜보니 집 안에 새끼 제비들이 입을 쫙 벌리고, 먹이를 받아먹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아! 이것이 부모마음이구나.' 싶었습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에 1년에 두 번 정도 닭을 튀겨다 먹었습니다. 네 아이가 아귀같이 닭고기를 먹을 때 이제는 돌아가신 부모님은 살이 거의 없는 목이나 날개를 드시고는 손을 놓았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그것이 부모마음임을 알고, 울컥했었습니다.
편집 : 오성근 객원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