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9 여순 항쟁>, 77년만의 쾌거!!
순천지방법원에서- 고 박 채주 님의 무죄 판결! (필명 김 자현)
77년만에 벗은 흑두건!
지난 3월 6일 11시 10분, 순천 지방법원 형사 316호 법정에서는 역사적인 재판이 거행되었다.여순 항쟁 보성유족회 박성태 님의 부친, 고 박채주님이 무죄 판결을 받는 재판정이다. 뿐만 아니라 그 형제와 일가까지 5분의 무죄 평결이 나왔으니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선고라는 절차가 아직 남았지마는 사건을 맡은 검사가 단위의 판사님께 고인들의 성명을 부르고 나서
“.....무죄를 선고해 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라는 음성이 마이크에서 들리자 박수 소리로 법정이 뒤흔들렸다. 빈틈없이 채웠던 많은 유족들이 박수를 치고 눈물을 흘렸다. 남의 가문의 일이지만 또한 그것이 남은 유족들 희망의 메시지 아닌가. 선고는 3월 27일이라고 선언하는 젊은 판사의 음성을 들으며 상당히 권위주의적인 것이 법정이라고 들었는데 생각보다 개방적인 분위기라서 나는 조금 놀랐다.
애타게 바라던 해원과 정명! 빨갱이라는 흑두건이 벗겨지는 순간이다. 이제라도 죄명을 벗었으니 광명천지로 나가본다지만 유해는 진토가 다 되었을 77년이란 시간이 경과 한 후다. 오호 애재라 오호 통재라!
그러나 연좌제로 평생을 그늘에서 사셨을 유족들에게 배 보상이라도 나올 뿐만 아니라 듣도 보도 못한 빨갱이라는 죄명을 벗겨드리니 그 얼마나 다행인가.
이번 일로 공권력은 대오각성하고 진상규명이 아직 되지 않은 희생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무죄 평결에 분발해야 하리라. 그 유족들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당신들 공권력은 무엇 때문에 1세기 가까운 세월을 죽이고 있었는가. 유족들이 모두 저세상으로 가기를 바라는 것이 당신들의 속셈인가. 당신 어미 아비, 형제가 이유 없이 무참히 희생되었어도 그렇게 태만할 수 있나??
지난해 24년 12월 21일 <한겨레 온>에 여순항쟁 희생자 고 박채주님의 사연을 올린 바 있다. 반란군들이 쳐들어와 먹을 것을 주고 잠자리를 주지 않으면 죽인다니 다른 도리가 있었겠나. 그 이유로 보성군 웅치면 삼수마을은 1948년 12월 초에 들이닥친 토벌대에 의해 60호 가까운 가옥은 전소되고 많은 주민들이 현장에서 무참히 살해되고 몇몇 분들은 형무소로 끌려가는 참담한 지경을 맞았던 사건이었다.
고 박채주 님은 <여순항쟁 보성유족회>를 창립하고 끌어오신 보성유족회장 박성태님의 부친으로 끌려가신 지 1년여를 복역하고 군산 형무소에서 1949년 10월 10일 출소하신다. 복역 중에 필설로는 할 수 없는 모진 고문과 구타와 건너뛰는 조석으로 인해 눈은 거의 실명 단계이셨으며 출소 당시 식구도 몰라볼 정도의 상태이셨다. 본시 장신으로 건장한 체구이셨으나 피골이 상접한 상태로 출소, 의료진을 들이댔으나 출소 후 단 닷새를 넘기고 운명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처참한 <10.19여순항쟁> 희생자들이 80년 다 되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는 진상조사 기획단이 대거 뉴라이트 인사들로 채워지는 바람에 더욱 규명이 불투명해지고 있었다. 그런데 무죄 판결이라니, 한 분도 아니고 한 가문에 5분이 무죄 판결을 받으니 얼마나 큰 사건인가. 계엄이라는 자충수를 두어 정국이 소용돌이치고 있지마는 사필귀정, 대한민국에도 천시가 다가오고 나면 유족들에게도 봄소식은 들려오리라!
온당치 못한 정권이 등장하면 국민은 이토록 참혹하게 살게 되어있다. 국격이 추락하고 민생 파탄을 넘어 이승만정권처럼 학살을 자행하는 정권도 등장하니 이번 윤석열 계엄이 그것이다. 국민을 개돼지로 보다못해 종량 쓰레기로 보고 수집과 수거의 대상이었으니 이 계엄이 성공했더라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출동한 물리력을 몸으로 막은 용기 있는 시민들 덕에 일찍 끝난 계엄을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공은 제 것이라고 돌리는 무뇌의 파렴치한 족속!
그래서 우리는 잘 뽑아야 하고 평소에 정치에 참여하고 감시해야 한다. 정치를 이야기하면 우아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사회 분위기는 국힘당이 만들어낸 프레임이다. 사람들 모인 자리에서 종교나 정치 얘기를 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다, 라고 누구든 알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국힘이 은연중에 살포한 왜곡이다.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게 하여 국민을 우매하게 하려는, 오래전부터 살포된 수법 중 하나이다.
내가 뽑은 마름이 잘 하고 있는지. 딴 맘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곡간을 열고 우리의 재산을 제 등기부 등본에 등재 하고 있는건 아닌지. 이들은
방치하면 바로 변질되고 만다. 우리의 주권을 뺏어가고 나중에는 우리의 목숨도 노린다. 문재인처럼 이래도 가만두고 저래도 내버려 두면 국가의 존망을 흔드는 폭도가 등장하기 마련이다!
....................................................................................................................................................................................아래는 부모님의 무죄판결을 받으신 박성태 회장의 316호 법정에서의 인사말!
인사의 말씀 ---- <박성태>
오늘 이 역사적인 날에 함께 해 주신 관계자 여러분과 법정을 채워주신 유족 여러분 고맙습니다. 올 청사년은 여순항쟁 77년을 맞는 해입니다. 한 사람의 평생이 되는 긴 세월 동안 유가족은 물론, 하늘이 내린 제 명을 못 살고 처참하게 돌아가신 우리 부모님들의 원혼을 오늘은 조금이나마 위로해 드릴 수 있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았습니다.
오늘 순천 지방법원 형사 316호 법정에서는 여순항쟁 발발 77년을 맞아 저 유족 진원 박씨 박성태의 부친 되시는 고 박채주님을 비롯해 저의 가문 5분이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여순항쟁 전체 희생자를 수만 명으로 추산할 때, 열 분도 되지 않는 분들이지만 이는 80년을 바라보는 세월 동안 죄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무참히 돌아가신 분들과 그로 인해 연좌제로 평생그늘에서 살던 전 유족들에게 안도와 희망의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순전히 제 개인적 영달과 실익에 기초하여 국기를 흔들고 제 국민을 가차 없이 학살했던 폭도 이승만정권의 실체를 모르는 국민들은 아직도 각처에서 무도하고 터무니없는 여론을 조성하는 등, 그간 일제에 부역하고 미국을 숭상하는 등, 군사독재로 말미암아 제대로 된 역사교육의 부재가 전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민족 정기를 크게 훼손하고 말았습니다.
반민특위 해체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와 토착 왜구들은 해방 후 80년 동안 기득권을 누리며 거미줄같이 악을 형성하고 급기야 내란 수괴범을 잉태, 민주주의를 가격하는 폭도들이 등장,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형국에 이르렀습니다. 이들 친일 극우의 뉴라이트들이 진상위원회까지 침투하여 여순항쟁 진상규명이 불투명하던 시기에 일어나 놀라움과 기쁨을 감출 수 없습니다.
이는 서울, 보성 할 것없이 모든 유족들의 염원과 원혼들의 간절한 뜻이 하늘에 닿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로 인해 무자비했던 공권력은 대오각성하여 아직도 제대로 진상이 규명되지 않은 무수한 희생자들에 대한 정명과 해원을 앞당기는 데 분발해야 할 것입니다.
이 쾌거는 고인들의 명예를 회복할 뿐만 아니라 남은 유족들을 크게 위로하는 대사건이라 하겠으며 그간 별별 해괴한 낭설과 음모와 획책 앞에서도 초지일관, 꿋꿋이 할 바를 해왔던 저 보성유족회장 박성태 자신에게도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독립운동가 단재 신채호 선생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말씀을 이 자리에서 반추하며 사필귀정, 아무리 깊은 암흑 앞에서도 정의와 진실은 반드시 빛나는 몸을 드러낸다는 것을 새기며 인사에 가름합니다.
여순항쟁, 4.3항쟁 그리고 ,5.18 민주항쟁 등, 공권력에 희생된 모든 유족을 대표하여 큰 용기로 역사 정의에 망치를 내리치신 316호 법정에 깊은 감사 올립니다.
2025년 3월 6일. 보성유족회장 박성태
사진 : 서울 유족회 김원희님 제공
편집 : 하성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