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의 ‘탄핵 심판’, 사법기관 신뢰도 지킬 마지막 보루

2025-03-12     이현종 객원편집위원
헌법재판소

OECD가 발간하는 “한눈으로 보는 정부 2015” 보고서에 발표된 한국의 사법부 신뢰도는 27%로 OECD 42개국 가운데 39위였다. 국민 4명 중에 1명만 사법부를 믿는다는 것이다.

시사IN에서 조사한 “2024년 국가기관 신뢰도”에서도 대법원을 신뢰하는 국민은 22.8%, 검찰을 신뢰하는 국민은 16.8%였다.

이러한 수치는 그동안 법집행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얼마나 어긋나게 적용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국민들은 경제적 격차나 사회적 지위에 따라 법이 공정하지 못하게 적용된 사례를 반복해 지켜보면서 그런 평가를 하게 되었을 것이다. 국민들이 법원과 검찰을 왜 믿을 수 없는지, 이번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에 대한 대응에서도 확실히 보여주었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한 지귀연 재판장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래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적용하지 않았던, 그리고 손수 정리한 법령 해설집과도 다르게, 날짜 단위 구속 기간 계산법을 시간 단위로 바꿔 적용하여 구속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검찰총장 심우정은 즉시항고를 막았다. 그렇게 윤석열을 석방한 다음에는 다시 구속기간을 날짜 단위로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하였다. 결국 윤석열에게만 딱 찝어 특별한 적용을 한 것이다.

법을 비롯한 모든 명제가 신뢰를 얻으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어제 산이라고 하였다가 오늘은 물이라고 하면 누가 그 말을 믿을 것이며, 한 사람에게는 산이라 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물이라 하면 누가 그 말을 믿겠는가?

결국 윤석열 한 사람을 위해서 판사와 검사들이 법으로 장난질한 것 아닌가? 그런데 그 대상이 검찰 출신이었고, 대통령이라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다. 약자에게는 호랑이보다 무섭게 굴지만 강자에게는 솜방망이질을 하는 법조인의 비굴함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구속 취소 결정을 한 지귀연 부장판사나 즉시항고를 막은 심우정 검찰총장이나 국민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소행을 저질렀다. 이번에 그들이 행한 소행은 국가의 녹을 먹는 공복의 행위라기보다는 윤석열의 가노나 할 수 있는 짓이다.

지금까지 그들의 입에서 ‘법과 원칙’이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 이리 해놓고 어찌 ‘법과 원칙’을 지켰다고 할 수 있겠는가? 윤석열의 불법 계엄에 국민들은 목숨을 걸고 막아섰다. 그런데 국가의 녹을 먹는 공복이 겨우 윤석열의 가노와 같은 짓을 저지르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하는 일이 그러하니 국민들이 어찌 당신들의 법집행에 불만과 분노가 없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지금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 또한 어찌 승복할 수 있겠는가?

정의의 여신상

 

이제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이 곧 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사회적 갈등과 이해관계의 대립을 조정하고 국민의 통합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는 곳이다. 이는 오직 공정과 정의에 입각한 판결로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최고의 심판 기관으로서 무너져가는 사법부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다. 공정과 정의에 입각한 탄핵 심판이 이루어져서 신뢰받는 헌법기관으로 자리매김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편집 : 이현종 객원편집위원, 하성환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