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 ] 내일 품은 오늘

2025-06-30     박명수 객원편집위원
  자주달개비꽃(필자촬영)

내일 품은 오늘

                       박명수(한국문인협회 회원, 목사)

좀 더 커 보이려고

좀 더 나아 보이려고

좀 더 큰 햇살 받으려고

 

장대비에

웃자란 가지들 시샘은

전지가위에 눌려 잘려가듯

자란 만큼 짧은 생애 꺾여간다

 

장마 뒤에

햇살 따가운 날

콘크리트 강을 건너다가

지렁이 신념이 생을 마치는 날

 

낮은

해에게 묻고

밤은 별에게 묻는다

여름은 내리는 비에게 묻는다

 

비와 해와 별

흘린 궁색한 대답은

여름을 내어준 넓이만큼

웃자란 가지에 큰 가위 뒤따르지

 

염려에 눌리고

상처에 눌리는 날

시간에 눌린 오늘은

피로를 껴안은 채 내일을 품는다.

  전주천 금계국(필자촬영)

편집 : 박명수 객원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