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학림 '미디어 오늘' 대표 |
양은 위로 치고 올라가고, 음은 이를 억압하려 한다. 양 다섯이 위로 치고 올라가는 것은 백성이 치고 올라가는 것을 뜻한다. 위로 치고 올라가는 백성을 음 하나가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박근혜가 맨 위에서 백성을 억압하지만 억압받던 백성은 무서운 기세로 박근혜를 향해 치고 올라간다. 그래서 박근혜는 탄핵당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백성의 기세에 눌린 박근혜가 살아날 길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주역은 변화에 대한 자체 솔루션을 지니고 있다. 택천쾌의 괘상을 뒤집으면 천택리(天澤履)가 된다. 천택리는 맨 밑에 있는 하나의 음이 위에 있는 다섯의 양을 머리에 이고 있는 괘상으로 하늘을 머리에 두고 있는 형상이다. 백성을 하늘같이 여기고 하늘 앞에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는 것이다. 하늘 앞에, 백성 앞에 참회하는 것이다. 이것이 박근혜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이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그래서 박근혜는 임기를 마칠 수 없다는 것이 신대표의 결론이다.
신학림 대표의 강연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주역으로 해석해낸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주역으로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주역으로도 다른 결론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박근혜의 몰락을 주역으로 해석한 것은 그 결론보다는 그 결론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서 또 다른 교훈을 알려준다. 백성을 하늘로 여기지 않고, 착취하고 짓밟아도 되는 대상으로 여길 때 지도자의 말로가 어찌 되는지를 알려주는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편집 : 김미경 객원편집위원, 이동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