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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천덕꾸러기 쌀

닉네임
babsangman
등록일
2020-07-06 12:30:08
조회수
630
“쌀은 안 먹어요.”



젊은 여자들이 주로 하는 말이지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국사회가 다이어트의

열풍에 휩싸여있습니다. 너도나도 연예인의 몸을 꿈꾸기에 탐탁지 않은 말을

어디서나 흔히 듣게 됩니다.



“아빠는 탄수화물 중독이야.”

맛있게 밥을 먹는데 딸이 잔소리를 하면 바로 되갚아줍니다.

“그래. 난 탄수화물 중독, 넌 다이어트 중독!”



“헐!”하면서 딸이 고개를 절레절레 젓습니다.

아이의 식단을 보면 가관입니다. 찐 고구마와 양배추, 닭 가슴살, 샐러드, 다이어트-바,

오트밀, 곤약젤리….



“고기는 언제나 옳다.”, “채소는 맛없어서 안 먹어요.”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많이 하는 말 중의 하나입니다.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곡물이 소비되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어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치는지 이제는 우리가 알아야만 합니다. 학자와 연예인이

마블링을 찬양하는 일도 빈번한데 그것은 건강하지 못한 고기, 기름덩어리를 미화한

것일 뿐입니다.



“몸에 좋은 올리브유를 듬뿍 넣고.”

이런 말을 하는 요리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식용유가

있고, 각 나라에서 즐겨 사용하는 것도 모두 다릅니다. 그런데 콕 집어서 ‘몸에 좋은

올리브’라고 말하는 게 타당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개인의 신념일수도 있겠지만

올리브(유)를 수입하는 회사로부터 로비를 받은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니, 일제 강점기에 스탈린의 강제 이주정책에 의해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으로 내동댕이쳐진 선조들이 피땀 흘려가며 논을 만들고, 재배한 쌀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젊은 농부들이 사라진 마을엔 카길, 에이디엠, 로이스 드레피스, 벙기 등의 곡물메이저가

깊게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전 지구인의 목숨 줄이 그 회사들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식량의 무기화]란 말도 이미 지나간 개념일 수 있습니다.



이런 긴박한 상황을 깨닫지 못하고, 쌀(밥)을 먹으면 한심한 인간취급을 합니다.

서구의 식습관이 암을 비롯한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는 걸 알면서도 기름덩어리고기를

찬양합니다. 그리고 첨단의료시설과 제약회사를 앞세운 의료산업이 번성합니다.



거대 곡물상과 무역조직, 의료산업은 개별적인 게 아닙니다. 그들의 거대한 카르텔에

유명 연예인들이 첨병노릇을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도대체 무얼 하는 건지?

연예인도 소비자도 늘 생각해야할 것 같습니다.
작성일:2020-07-06 12:30:08 1.236.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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