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세상이 그렇다
사탄이 에덴을 망치고
도시가 전원을 파괴하고
자본주의 산업화가 사회주의 생태를 짓뭉개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고
악인이 양인을 몰아내고
마침내 쓰레기가 지구를 뒤덮는다

가끔 견디지 못해 
태풍 불어 바다를 뒤집어 청소하고 대기를 휘감아 돌아 정화시키지만 
인간들의 집요한 탐욕은 아랑곳 없이 여전히 어둠을 향해 파멸을 쫒아 진군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이웃이 쓰러져 나가든
빙하가 무너져 내리든
미세먼지가 하늘을 집어 삼키든
바다고래가 프라스틱 물통을 먹든
바다거북이 비닐을 뒤집어 쓰고 질식하든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인간의 목을 조이든
전혀 의식되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
그들에게 감지되는 관심은
나날이 우상향 하는 주식 그래프
거품처럼 부푸는 욕망의 실현일 뿐

지구라는 세계에서
그들을 궁극적으로 압도할 지존은 어디에도 없다
아무리 태양이 떠도 날마다 어둠에 먹히우고
우주를 밝히는 빛의 에너지는 
혼신으로 치열한 빛을 발산하지만
빛의 에너지 떨어지면
어둠은 그저 아무 에너지도 없이
당연한 듯 자연스레 빛을 지워버린다

태초에 흑암이 있었고
찰나의 섬광이 지나가면
우주는 태초의 암흑으로 돌아갈 뿐

그들은 누구인가
지구라는 유일한 우주의 생명별을 
이토록 참담하게 파괴시키는 
이 위대한 인간종족은 무엇인가
신의 피조물인가
악의 아바타인가

모든 것이 파산하고
마지막 인간까지 쓰러진 다음 
어리석은 대장정은 비로소 멈출 것인가

메아리도 없는 암흑 우주에 남는 것은
어지럽혀진 부끄러움 한 줌 

지난 9월26일 아마존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중 하나인 BR364 도로를 타고 브라질 서부 혼도니아주의 주도인 포르투벨류에서 동남쪽 방향으로 약 300㎞에 위치한 자루 생태국립공원(Reserva Biol?gica do Jaru)으로 가다가 여러 삼림 화재를 발견했다. 그중 한 화재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최대한 접근을 시도했으나 안전 문제로 되돌아나오는 필자의 모습. 김한민씨 제공(사진출처 : 2019.10-18 한겨레신문)
지난 9월26일 아마존을 관통하는 고속도로 중 하나인 BR364 도로를 타고 브라질 서부 혼도니아주의 주도인 포르투벨류에서 동남쪽 방향으로 약 300㎞에 위치한 자루 생태국립공원(Reserva Biol?gica do Jaru)으로 가다가 여러 삼림 화재를 발견했다. 그중 한 화재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최대한 접근을 시도했으나 안전 문제로 되돌아나오는 필자의 모습. 김한민씨 제공(사진출처 : 2019.10-18 한겨레신문)

 

편집 : 객원편집위원 김혜성(cherljuk13@nate.com),  심창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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