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밤꿈


알밤 가득 담긴 한자루가 내 몸뚱이보다 크고
놀랍게도 값은 5천 원 
이렇게 새벽잠의 알밤꿈이 상징하는 건 무엇일까

옛날 총각처녀 시골 마당에서
맞절 하는 잔치상 위의 알밤
설날.추석날 제삿상 위의 돋보이는 과일
알밤의 힘 아는가

우리 고향엔 알밤 막걸리도 있다
알밤을 온 국민이 공짜로 먹는
알밤시대는 오지 않을까

오늘 알밤꿈 내게 안겨준 축복의
계기는 바로 어제 신문이다*
'거져 가져가세요 '0원마켓''
영등포구청 푸드뱅크에 마련된
구민이 3만원 생필품 지원
기업.개인 물품 후원과 기부로
쌀.라면 식료품 생활잡화 의류 등
희소식이 내 머리에 각인 되어
알밤꿈의 풍요를 맛보았으니
신축년 1월의 미담이 광풍처럼
종로구에서도 몰아치길 바라며

알밤꿈이 한 편의 '졸시'가 되고
이 땅의 시인들도 어렵지 않은
알밤 같은 맛 좋은 시를 써서
독자와 시인 만나는 한해 되길...

한반도 강산이 울창한 밤나무로
북녘의 산에도 밤나무 심어지면
지구촌의 밤나무 낙원 되겠지

*  한겨레 15면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이주형 주주통신원  whitehead-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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