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가 아프다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파면" 
그해 촛불을 들고
광화문 사거리 서울광장 헤집고 다니며
시청역 화장실 갔다 나오다
잠시 쉬느라 출입구 대리석 위에 앉았더니
검은 얼음 의자 딱딱했지만 편하고
행복한 순간을 느낀 시간이었다
그날 밤 돌아와 잠을 자는데
엉덩이가 아파 반듯이 눕지 못해
거울에 비쳐보니 매를 맞은 듯 
검은 멍이 들어 있어 몹시 놀랐지
털가죽 동물 아닌 사람의 맨살이 얼 수 있구나,
견디며 열흘 지나 회복된 후 늘 방석을 갖고 다녔다

문재인 대통령 코로나시대 1년
버티며 쓸쓸하게 힘들었지만
'행복한 하루'라는 제목의 졸작
신나게 쓴 이후 엉덩이 아프다
코로나 겨울의 사우나24시도 맘대로 사용 못해
찜질로 땀마저 나오질 않고 열탕에 앉아 있다가
엉덩이 맨살이 익어버린 건지 
아파서 앉아 일기 쓰기도 힘들어
병원 입원할 정도는 아니지만
약을 사서 발라 본다는 것도 
마땅치 않고 그저 인내하는 거지 
암병 걸리지 않아 행복한 걸까
제발 백신이나 속히 나와다오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이주형 주주통신원  whitehead-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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