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생긴 여자


며칠째 받지 않은 전화 오전10시
"할아버지 그런 짓하면 안 돼요
빌려간 돈 가져와요!" 황당하다
밤 9시 마지막 포함 어제 11번
신호가 울려도 받지 않았는데
오늘 새벽 5시 첫 신호 울렸다
맑은 정신일까 받을까 말까
더는 만나지 않을 각오로 받았다
12시 만나자는 속셈은 뭘까
잠심일까, 잡심일까, 파악이 될까
약속시간 동대문 근처 골목 식당
마주 앉아 청국장백반 시켰다
별로 맛을 못 느껴 밥값 내가 지불
먹었으니 걸어야 소화가 되겠지
혼자 동묘까지 가서 노점의 헌책
<세상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
한권 천원 사서 양지쪽서 읽었다
돌아오다 또 식사 함께 먹은 친구
만났는데 계속 따라왔다 아니
내 독방까지 따라올 셈인가...
누구도 모르는 독방 알려지면
어떤 불상사 일어날지 알 수 없지
다른 골목길로 가다 어쩔 수 없다
파출소를 찾아갔고 친구는 안에
들어간 사이 도망치듯 오후 6시
내 방에 와 오늘 산 책 읽기 시작
지은이 텍사스 주 오스틴 출생
올해32살 아직 살아 있을까

* 리지 벨라스케이 지은이는 키157 몸무게 26 '거미손 증후군' 희소병. 김정우 옮김

이주형 주주통신원  whitehead-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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