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부활절은

부활절 같지 않은 부활절.

화려하게 다시 피어난 봄꽃에 대비되는

파란 마스크를 쓴 잔잔한 봄빛

 

그러나 원래

부활이 그러하기에

부활절다운 부활절이기도 하다.

 

2천여 년 전 부활이

얼마나 초라했던가!

막달라 마리아와

제자들의 증언으로 이루어진 부활.

 

천지는 개벽하지 않았고

로마와 유대 지배세력은

아무 일도 없었다.

역사적 사실 기록 한 줄로도

남지 않은 부활...

 

그러나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는

죽지 않았다, 다시 살아

백배 천배 밀알 되었다.

그의 사랑과 의의 하늘나라 향한

삶과 말씀이 묻히기는 커녕

온 세상, 온 세월

로마를 넘어 땅 끝

천년 이천년을 넘어

영원 속으로...

 

로마의 국교가 되고

지상의 권력이 되어

중세시대를 풍미한 것은

세상적 승리로 보이지만

그것은 참 예수의 길 아니었기에

다시 죽어 거듭나야 할 일이었으리.

 

오늘날

예수의 부활 이후

예수를 팔아 이루어진

포교와 교세, 대형건물,

반 예수, 적그리스도는

멸망 하리라.

 

교회를 다니든 안다니든

사랑과 정의 아닌 욕심에서 나온

분란과 분단, 적대,

불법 불의 부정 부당 불공정

특혜와 투기, 속임수, 거짓말

수구, 기득권 수호를 위한

편향, 편파, 선전선동일랑 종내

부활없는 죽음을 맞이할 것.

 

부활절은

모든 부활의 상징적 기념일.

세계와 한민족의 역사 속에서

죽어도 죽지 않은.

죽임을 당하고도 다시 살아 난

사랑과 정의, 진리,

민주, 평등, 평화의 영혼들.

그 모든 부활을

기념하고 회오하고

그 길 다짐 하는 날.

(2021. 4.4)

자연은 화려한 부활
자연은 화려한 부활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정영훈 주주통신원  jyhkjm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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