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주르륵, 주르륵 비가 온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땅에 묻고

돌아서던 20년 전 그 가을날처럼

비가 온다.

 

곱게 먹을 갈아 써넣었던

아버지 이름도 우리 묘주들의

이름도 하루 온 종일 내리던

빗줄기로 깡그리 지워진 나무묘비

 

얼룩얼룩 검은 먹물자리만

남아있던 내 아버지의 묘비는

수십 년 지난 오늘도 내 마음에

가시로 남아 나를 아프게 하는구나.

 

 

편집, 사진 : 양성숙 편집위원

김혜성 주주통신원  cherljuk1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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