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그간 안녕하셨죠? 어느새 5월이 훌쩍 가고 6월이 됐네요.

6월5일, 어제가 망종(芒種)이었네요.
보리가 익고 모를 심는다는 24절기 가운데 아홉 번째 절기!

옛 어른들은 절기를 알아야 '철이 난다'했는데, 요즘은 하우스 농사를 지어 절기를 잊은 지 오래됐어요.
그러니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모두 '철부지' 세상이 됐어요. ㅋㅋㅋ~~

어제 누가 씨 뿌리는 망종 사진 보냈더라고요. 그 사진 보고서야 망종인 줄 알았어요.

그래, 망종에 뭘 했냐고요?

어제 오전엔 그동안 밀렸던 책 읽다가 오후 석양녘에 모담산 둘레길 걸었어요.

비온 뒤라 산이 세수한 듯 해맑고,
풀은 취한 듯 바람에 흔들흔들 했어요.

雨後山如沐
風前草似醉

선생님, 산위 정자에 올라 한 수 읊었어요.

夕陽雲影落茅潭
登亭倚干望遠前
江水悠悠山杳杳
林裡禽鳴心自閑

석양에 구름 그림자 모담못에 드리울 때,
정자에 올라 난간에 기대어 앞 바라보니,
강물은 유유히 흐르고 산(북한산)은 멀리 아득하네.
이때 숲 속에서 새소리 들려 마음이 스스로 한가로웠네.

선생님, 뭇 새 소리 마음에 담았어요.

여기 함께 보내니 눈 감고 조용히 한 번 들어보세요. 자연의 음악 소리!
뻐꾸기, 꿩, 황조롱이, 그리고 바람 소리...
선생님, 새소리 들으며 즐거운 밤 되세요!

신축 6월6일 현충일

김포 여안당에서
한송 포옹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정우열 주주통신원  jwy-hans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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