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

33년 짝사랑으로 지낸 신문, 
3년 3개월 하루도 빠짐없이 
써왔던 일기 이쯤에 멈추고 
해방된 기분을 맘껏 누리며 
오늘은 감동을 먹고 살아볼까 

서울토박이 여친 배려인데
이 더위에 오이김치, 밑반찬 
불고기 준비해 전해주려고 
전화해도 받지 않는 미친놈

나는 그 시간 7~9시 대방동 
생태민주주의아카데미 특강 
휴대폰 녹음. 전화 못 받았고
열 받은 동갑여친 결단 선언

뜻밖의 초면인 장 박사 졸혼
나는 동병상린의 시대정신 
의기투합해 서로 동지 됐다 
65살 장 박사 초중고 우등생 
국문과 대학 졸업하고 한문과
영어 잘해 미국생활 10년 후  
귀국해 <한겨레> 구독선택
후원하는 애독자, 종신토록 
주주독자 우리는 대화의 벗 
이 매체 오직 짝사랑하면서 
어쩜 시스템화된 불변의 기획 
외발자전거 타듯 지켜만 볼까

 

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이주형 주주통신원  whitehead-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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