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포장으로 쓰레기 줄이기 나선 덕실마을
비닐 대신 신문지와 면보 사용 아이스팩·보냉박스는 재사용

뚝딱고추장키트는 재사용 가능한 면주머니로 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뚝딱고추장키트는 재사용 가능한 면주머니로 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뚝딱고추장키트는 재사용 가능한 면주머니로 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뚝딱고추장키트는 재사용 가능한 면주머니로 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마을기업인 덕실농부이야기가 지구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덕실마을은 올해부터 농산물 꾸러미 포장에 비닐을 최소화하고 박스는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친환경 포장’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환경을 지키기 위한 덕실마을의 움직임이 다른 마을과 도시 소비자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남면 덕실마을의 마을기업인 덕실농부이야기는 농산물 꾸러미를 배송하는 ‘덕실 소쿠리’사업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1년 단위로 참가자를 모집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현재 57명의 소비자가 참여해 매달 꾸러미를 받는다. 

덕실마을은 5년여 전 꾸러미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포장’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아왔다. 보통 농산물 꾸러미를 배달할 때 쓰이는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 비닐 포장재와 비닐 완충재 등이 환경을 망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처음 시작한 것은 스티로폼 박스 재사용이었다. 덕실농부이야기는 읍내에 위치한 아파트 경비원에게 부탁해 스티로폼 박스를 구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버린 스티로폼 박스를 가져와 깨끗이 세척한 뒤 ‘재사용’한 것이다. 아이스팩 역시 주민들이 보내준 것을 재활용했다. 또 비닐 완충재를 쓰지 않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니며 집집마다 놓인 신문지를 수집했다. 이를 스티로폼 박스에 구겨 넣어 완충재로 만든 것이다. 

덕실농부이야기 영농조합법인 임해란 사무장은 “스티로폼 박스를 구하기 위해 읍내 아파트와 대전을 많이 돌아다녔다”며 “한번은 SNS를 통해 아이스팩을 받겠다고 했더니 전국각지에서 어마어마하게 보내주셔서 아직도 감사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덕실마을이 덕실소쿠리에 비닐 대신 신문 바구니를 활용해 농산물을 소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덕실마을이 덕실소쿠리에 비닐 대신 신문 바구니를 활용해 농산물을 소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덕실마을이 덕실소쿠리에 비닐 대신 신문 바구니를 활용해 농산물을 소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덕실마을이 덕실소쿠리에 비닐 대신 신문 바구니를 활용해 농산물을 소포장했다. (사진제공 : 덕실농부이야기)

올해는 여기서 더 나아가 농산물 소포장에 비닐 대신 신문지를 활용했다. 올해의 첫 밭작물이 배송된 6월 소쿠리에는 양파와 감자, 마늘 등 껍질 있는 농산물이 ‘신문지 바구니’에 담겨 소비자에게 전해졌다. 

특히 덕실마을은 올해 충북기업진흥원으로부터 250만원(자부담 10%)을 지원받아 종이보냉박스를 제작했다. 이는 1년 동안 소쿠리를 받은 소비자들이 잘 모아두면 다시 돌려 받아 그 다음해 소쿠리사업에 재사용할 계획이다.  

임해란 사무장은 “사실 종이보냉박스를 ‘새로’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그동안 크기가 다 다른 스티로폼 박스에 농산물을 담을 때 신문지가 너무 많이 들어가고 업무시간이 길어지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박스를 구하러 다니고 포장을 하는 데 드는 업무 시간이 절반 정도로 줄었고, 이 박스를 꾸준히 재사용하면 자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덕실마을의 이러한 움직임에는 소비자들의 공감도 큰 힘이 되었다. 몇 년간 꾸준히 인연을 맺어온 덕실 소쿠리 소비자들이 덕실마을이 추구하는 가치에 호응한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꾸러미를 받고 있는 소비자들은 환경을 위한 덕실농부이야기의 활동에 많은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올해부터 덕실소쿠리를 받고 있다는 윤희경(42, 대전시 유성구)씨는 “그동안 다른 곳에서 농산물을 주문했을 때는 포장재가 택배의 절반을 차지해 죄책감이 들었다”며 “덕실마을 꾸러미는 친환경적으로 포장해도 품질은 변함이 없고, 박스는 또 모아뒀다 보내드리면 재사용하신다고 하니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비닐을 사용한 것보다 흙이 조금은 더 묻어나올 수 있지만 환경을 위해 소비자들이 감수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다른 곳들도 이렇게 배송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덕실마을은 앞으로도 환경을 위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현재는 채소를 친환경적으로 포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수분이 있는 채소의 경우 신문지에 싸면 염료가 묻어나오기 때문이다. 또 학교 등에서 활용되고 있는 비대면 체험 꾸러미인 ‘뚝딱고추장 키트’의 경우 투명 봉투 대신 면주머니에 포장해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임해란 사무장은 “한꺼번에 다 바꿀 수는 없겠지만, 생산자와 소비자가 공감하는 부분에서부터 조금씩 바꿔나가고 있다”며 “망가진 환경으로 인해 가장 피해를 입을 사람들은 자라나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다양한 활동을 펼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덕실마을 송윤섭 이장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촌이기 때문에 소쿠리를 보낼 때도 지속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꾸준히 해왔다”며 “이 꾸러미를 받는 도시 소비자들에게도 환경 보존에 대한 생각이 함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옥천신문(http://www.okinews.com)과 제휴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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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김미경 부에디터, 양성숙 편집위원

박수지 옥천신문  minho@o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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