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이 살아도 머리가 아프면

손끝으로 천천히 굴린다.

염주나 묵주나

 

고요한 평상심이 흐트러지면

손끝으로 찬찬히 굴린다.

염주나 묵주나

 

외롭고 슬프거나 분노할 때도

손끝으로 살살 굴린다.

염주나 묵주나

 

해결될 것 같지 않은 벽 앞에

하나둘 굴려서 정화(淨化)시킨다.

염주나 묵주나

 

삶의 무게에 무릎 꺾일 때마다

나의 기도이자 주문!

 

어릴 때부터 남다른 바람이 있었습니다. 수녀와 비구니를 친구로 갖는 거였는데 어린 내게는 신비한 사람들로 보였던 겁니다. 성인이 되어 비로소 그 뜻을 이루었습니다. 다향이랑 배낭여행할 땐 수녀님의 배려로 수녀원에서 신세를 지기도 했습니다.

 

서너 번의 만남이 이루어졌을 때 수녀님이 정색을 하면서 물었습니다.

“그거 염주 아니에요?”

“예, 아는 스님이 주셨어요.”

“…….”

그리고 소원해지더니 연락이 끊겼습니다.

사진 출처(123RF와 Flickr)
사진 출처(123RF와 Flickr)

 

편집 : 박춘근 편집위원

오성근 주주통신원  babsangman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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