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  베란다 창가에 피어난 나팔꽃 한송이
     오늘 아침 ,  베란다 창가에 피어난 나팔꽃 한송이

~ 올해 3월초 개구리도 겨울잠에서 깨어 땅속에서 나온다는 경칩(驚蟄) 어름께, 작년 늦가을에 수지천변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수집한 나팔꽃 꽃씨 몇 개를 화분에 심었다. (사실, 화분이랄 것도 없는 페트병 중간을 잘라 흙을 채워 넣은 것임)

나름 정성껏 물을 주고 햇볕이 잘드는 베란다에 놓아두니, 4월 초순께 조그만 싹이 2개 나와서 애지중지 키웠다. 이내 떡잎이 나오고 줄기가 올라와 베란다 철제 구조물을 타고 칭칭 감아 올리더니 5월말부터는 제법 나팔꽃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나서 나팔꽃을 언제 피우나?’ 하고 기다린 보람이 있는지, 지난 8월부터는 거의 매일 아침마다 꽃 한송이씩을 피워 창문을 열면 나를 반갑게 맞아 예쁜 웃음을 지어준다. (아쉽게도 나팔꽃이 단 하루도 못넘기고 저녁이면 이내 시들어버려, 다음날에는 떨어져 버린다.)

노후에는 매일이 그날 같고 별 감흥이 없이 세월만 보내기 쉬운데, 매일 피어나는 나팔꽃이 나에게 이렇게 덕담을 건네주는 것 같다.

주인님, 매일 1송이씩 피어나서 열매맺고 씨앗을 남기는 나처럼, 매일 새롭게 하루를 맞이하시고 좋은 결실을 맺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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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허익배 편집위원

 

허익배 편집위원  21hip@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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