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계단 자전거 길

                                                                    장곡로 312번길, 위에서 내려다 본 중랑천 돌계단
                                                                    장곡로 312번길, 위에서 내려다 본 중랑천 돌계단

가을이라지만 한낮의 열기는 한여름을 능가한다. 하기야 그래야 열매들이 맛이 들고 곡식이 영글 테지.
6시 넘어 돌계단에 앉으니 따뜻하다. 한낮의 태양이 달궈놓은 돌덩이일 테다. 사람을 기다리고 차를 기다리는 중이다. 앉아서 잠깐 뭘 할까? 전화기로 인터넷 서핑을 할까, 독서를 할까,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한눈을 파는 사이, 옆에서 웅성웅성한다. 돌아보니 초등학생 4~5학년쯤으로 뵈는 아이들 서너 명이 중랑천에서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는 모양이다. 계단 가운데 자전거 길로 타던 자전거 끌고 힘들게 올라오는 중이다. 그런데 보는 순간이 아찔하다. 저기서 아차 하는 사이 잠깐의 실수라도 한다면 다치기에 십상인 가파른 경사 길이 아닌가. 아이들은 자전거 신나게 타고 땀 흘렸을 터에 자전거 끌고 경사 오르기가 힘에 부쳐 얼굴이 벌겋고 땀범벅이다. 이를 본 지나가던 사람이 아이들에게 그 정도도 힘들어하며 자전거를 타느냐고 훈수 두며 거들어준다.

의정부시 장곡로 312번길 중랑천 돌계단! 
간간이 다니며 좀 가파르다고 느꼈지만, 가운데로 자전거가 실제로 지나가는 건 처음 본다. 어찌 자전거 길을 가파른 계단 가운데에 만들었을까. 이용자를 고려하지 않은 길이다. 같은 중랑천이지만 다른 길은 완만한 길이 많던데, 차라리 계단 자전거 통행로 없애고 계단 옆으로 새로운 자전거 진입로를 만들어라. 시민을 배려한다면.

신성자 시민통신원  slso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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