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수한 건 호박 하나

 

담장 옆 흙무덤에 호박씨 하나 터 잡더니 싹 틔운 지 몇 달,
덩굴 뻗나 싶더니 꽃피고 열매 맺더라.

오가며 눈도장 찍고 비 뜸한 9월 물동이 들고 몇 번 드나드니
무럭무럭 자라 아기 머리만 한 호박 되었다.

더 두면 작은 호박 진로방해 될라
가지 치는 가위로 꼭지 잘라 달아보니
몸무게 일 킬로다.

된장찌개를 할까,
추석 전을 부칠까,
나물을 할까…….

애호박 하나 두고 할 거도 많다.
적은 식구에 할 수 있는 거 다 해도 되겠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신성자 시민통신원  slsoch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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