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떠나본 홀로 여행

9월 20일 김유정문학촌에 다녀 왔다. 작년 춘천을 갔다오며 김유정역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꼭 한 번 가보고싶었다. 문인의 이름 붙은 역이 또 있는지는 모르겠다.

상봉역에서 춘천행 열차를 타고 예전 MT갔던 대성리,청평,가평. 강촌 등 익숙하고 추억어린 지명을 지나서 도착한 김유정역. 역사도 다른 역과는 달리 한옥 모습이다.

문학관이 아닌 김유정문학촌이라 한 이유를 그 일대를 둘러보고 알게 되었다. 물론 문학관도 생가도 있지만 너른 대지에 체험장도 있고 카페, 음식점 등 마을처럼 조성하여 '촌'자를 붙인 듯하다.

전철역 근처에 옛 기찻길이 있고 기찻길 옆에는 한창 피다 시들어 가는 코스모스 길이 이어져 있다. 나들이 나온 연인이나 가족들이 코스모스 길에서 사진 찍는 광경이 드물게 눈에 잡힌다.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추석 전날이라 나들이객이 적었다. 옛 철길따라 유정이야기숲이 펼쳐지고 그 오른편에 꽤 넓은 문학촌이 조성돼 있다.

내가 김유정에 대해 아는 거라곤 '봄 봄'이라는 단편소설 제목뿐 ㅎㅎ. 김유정은 1908년에 태어나 1937년에 세상을 떠났다. 30세를 채 넘기지 못하고 떠난 절명한 문인이었다. 훗날 그의 문학에 관심을 기우려볼지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

김유정 역사
김유정 역사

유정이야기숲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늘어서 있다.

유정이야기숲 입구
유정이야기숲 입구

오른 편에 옛 철길이 보인다.

철길 옆 벤치는그림자만 짙게 드리우고 있다.

'오늘도 기다립니다 어제도 그랬던 것처럼'

이 문구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온 나는 얼마나 쓸쓸?? 했을까

푸른 가을 하늘에 피어오른 코스모스가 하늘하늘 반긴다.

 

솟대도 푸른 하늘을 향해 그리움을 쏟아내고 있다.

오늘 9월 20일은 월요일

월요일, 추석 당일. 구정 당일 휴관

할머니와 손자가 굳게 닫힌 문 안을 아쉬운 듯 틈새로 들여다본다.

나도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을 돌린다.

돌아오는 길가에 낮게 핀 코스모스 한 송이가 햇살 받아 환한 표정으로

'잘 가라고 또 오라고 . . .'


가을에 떠나본 홀로 여행

 

편집 : 양성숙 편집위원

양성숙 편집위원  ssooky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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