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사과

배신자인가 왕인가?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 소도 얼룩소….

누구나 아는 동요다. 송아지는 어린 소이고 소는 엄마다. 병아리는 어린 닭이고 엄마는 닭이라 한다. 망아지(말), 애돋 또는 도나지(돼지, 돼지 돈과 아지의 합성어), 능소니(곰), 개오지 또는 개호주(호랑이), 꺼벙이(꿩), 풀치(갈치), 발갱이(잉어) 고도리(고등어) 올챙이(개구리) 등 우리말에는 새끼와 어미를 구분한다.

어른에게 어린애, 애, 아기라 하면 따귀 맞을 일이다. 갓난이, 애, 어린이, 청소년, 어른, 노인 등 호칭이 다르다. 어느 호칭은 법으로 정해져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청소년 법에는 9세에서 24세 사이의 사람이다. 노인은 65세 이상으로 구별하고 있다.

사람과 친근한 개도 마찬가지다. 어린 개는 강아지이고 큰 개는 강아지라 하지 않는다. 개 사과에서 9살 개를 강아지라 하던데 개가 9살이면 사람으로 치면 장년을 넘긴 어른이다. 개통령도 방송에서 커다란 성견을 강아지라 태연히 쓴다.

                                                                                                  사진 출처 : 한겨레 김규현 기자
                                                                                                  사진 출처 : 한겨레 김규현 기자

개나 고양이를 아기라 하고 주인은 스스로 개 엄마 아빠가 된다. 새끼와 어미 구분을 떠나 사람과 동물 구별도 없어진다. 맹구와 영구는 다른 사람이다. 성녈과 서결은 같은 사람일까. 학교에서 연음 법칙을 공부했다. 아나운서도 진행자도 변호사도 교수도 성녈, 서결이 두루 섞인다. 고유 명사이니 본인의 뜻이 중요한데 두 이름을 용인하는지 이슈가 안 된다.

배신자가 성녈인가 서결인가. 왕이 성녈인가 서결인가. 분명 사람은 하나인데 두 이름이 널리 불린다. 이 시대 뜬금없이 왕이 웬 말이고 배신자는 더욱 오싹한다.

편집 : 김동호 편집위원

윤여신 주주통신원  yyys99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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